지구

by태연

우리는 오래도록

이 행성의 주인인 것처럼

걸어왔다


발밑의 흙에

이름을 붙이고

바다 위에 선을 그으며

세상의 중심이

우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구는

그 선들을 조용히 흙속에 묻어 둔 채

오래 우리를 품고 있었다


숲은

우리보다 먼저 숨을 쉬었고

우리가 지나간 자리마다

다시 자라났다

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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