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포옹을 좋아한다.
두 팔을 벌리면 아이는 망설이지 않고 안겨 온다. 그 짧은 순간이면 누가 옳았는지, 누가 먼저 말을 걸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안고 있다는 사실만 남는다.
그런데 어른의 관계에서는 먼저 다가가는 일이 가끔 어렵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때도 마음 한쪽에서 이유를 찾는다. 내가 먼저 말하면 내가 잘못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상대가 먼저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도 그런 마음을 안다. 평소에는 자존심을 잘 내려놓는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이 앞서면 말 한마디를 아끼고 먼저 손 내미는 일을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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