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초잠시, 아주잠시, 국내굴지의대기업계약직직원으로일했습니다. 그 회사는 오랫동안 필터를 연구해 왔지만 긴 세월 연구비용만 많이 쓰고 돈을 벌지 못해 그룹 차원에서 극단의 조치를 받은 부서였고 나는 숨이 깔닥거리는 부서의 해외영업부 뒤치다꺼리 요원으로 투입되었습니다. - 2년 줄게 돈 벌어와 아니면 이제 R&D며 관련부서 모두 없어진다이~~~~
부서는무엇을하든성과가나와야했고매일같이어마어마한회의를, "와우"라는 외침이 매일 터져 나오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회의만하는부서아시죠ㅋㅋㅋ.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느 날 회사에서 나의 사수와 나에게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수(물) 처리 관련 전시회에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부스 없이 그냥 전시회 구경만 하고 와라. 시간 들여 돈 들여 나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어디 꼽사리라도 껴서 우리 제품을 전시해 보자는 불가능해 보이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수소문 끝에 그 전시회에 가는 한국 업체들의 전시회 참가를 도와주는 회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참가하는 회사의 명단을 확보해서 첨부터 끝까지 전화해서 이러저러하니 딱 B4 사이즈 만한 공간 하나만 빌려 주시면 이 은혜 잊지 않겠다고. 거의 그 명부의 끝자락에서 저희에게 B4 사이즈 테이블 하나 허용하시겠다는 어떤 회사를 만남. 그래서 사이즈별 필터를 들고 싱가포르로 갔고 그 전시회에서 인도에서 수(물) 처리용 필터를 찾는 회사와 거래가 이루어져 필터 판매가 이루어졌는데아무리 생각해도 신박한 순간이었다.
내가 늘 생각하는 것은
"밑져야 본전"이니 뭐든 시도해 본다
"물어보는 것이, 부탁하는 것이 부끄러운가?" 아니요.
잠시 상대의 귀중한 시간과 자산을 정성을 다해 좀 빌립니다. 마음에 무엇인가가 세워지면 사부작, 조용히 시작해 버리죠.
안타깝게도정말그부서는 2년 만에공중분해를당했고 나는인도로수출하는내용을남아있는누군가에게인수인계를하고퇴사를했습니다. 서울 와서처음취직한회사. 38살적지도않은나이. 일반중소기업의안정적인자리를가느냐끝이이미보이는계약직을가느냐고민할때저의인생멘토엄마가해주신말씀 - "음.... 대기업이어떤지가서구경이라도해라나쁠것없을것 없잖아." 엄마의조언이정말옳았습니다. 계약직이긴하였으나그또한나에게중요한경험을 제공했고 때로는 윤기 나는 스펙도 되어주었습니다.대기업에서계약직도아무나안 뽑는다는사람들의후한 평가로 나는 내 능력이상으로 평가받는 사람이 되었다지요.
할까 말까 망설이며 선택의 귀로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망설이지만말고덤벼라" 그리고그것에서맛볼것이달콤함이든쓴맛이든모두당신의자양분이될 것이다라고이야기해주고싶네요. 망설이기만하기에는인생은좀짧아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