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7가지 행복 명상법

우리는 얼마나 깨어 있는가

by라온
로저 월시, <7가지 행복 명상법>

명상은 늘 나에게는 과제였다. 해야 하는 숙제 같았고 부담되는 과업이면서, 또 돌아오고 돌아오고를 반복하는 집 나간 강아지 같은 게 명상이다. 그렇게 다시 오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왜 끊임없는 갈구와 욕망의 끈에서 벗어나 다시 돌아오는가. 명상은 나에게는 갈구였다. 갈망이었다.


로저 월시가 쓴 <7가지 행복 명상법>은 그 갈망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바카라이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철학과 정신의학, 인류학을 가르치던 그는 환자들의 마음을 치료하다가 자기 자신조차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뒤 수십 년간 세계의 종교를 연구하고 직접 수행하며, 기독교와 불교와 힌두교와 도교와 유교, 이슬람과 유대교까지 일곱 개 전통을 관통하는 공통의 수련 체계를 찾아낸다. 그 결과물이 이 바카라이다. 달라이 라마가 서문을 썼고, 담 다스 같은 영적 수행자들이 극찬했다.


일곱 가지 수련은 이렇다.


수련 1. 동기 바꾸기

갈망을 줄이고 영혼이 원하는 바를 발견하라는 수련이다. 욕망은 단순한 바람이지만 집착은 강박적인 행위라고 바카라은 구분한다. 물건이나 소유가 행복을 준다는 믿음은 착각이며,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면 그 이상의 소유는 행복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즐거움 자체를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 즐거움에 매달리는 마음, 즉 집착을 놓아버리라는 것이다. "탐욕을 버린 그 자리에 어찌 평화가 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노자의 말이 이 수련을 요약한다.


수련 2. 정서적 지혜 일깨우기

가슴을 치유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수련이다. 두려움과 분노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나쁘다고 억누르거나 거기에 불을 붙이는 대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흘려보내라고 말한다. 그 끝에 있는 것이 용서와 감사다. 바카라은 용서를 근본적으로 자신을 위한 행위로 본다. 분노를 내려놓는 것이지 옳고 그름의 판단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감사는 그다음 문을 연다. 지난 상처를 용서로 씻어내면, 감사가 지금의 사랑을 받아들일 자리를 만들어준다.


수련 3. 윤리적 삶

선을 행하고 좋은 기분을 느끼는 수련이다. 바른 말과 바른 행동이 핵심인데, 바카라은 이것이 희생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바른말은 나의 행복과 이기심도 채워주고 남의 행복과 이기심도 채워준다는 것이다. 붓다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무엇을 하든, 그것은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과거의 잘못은 죄의식으로 스스로를 벌하는 대신, 바로잡고 배우고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바카라은 덧붙인다.


수련 4. 마음의 집중과 평온

방황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이다. 프로이트는 사람이 자기 마음에 대해서조차 주인이 아니라고 했고, 바가바드 기타는 마음을 사나운 바람에 견줬다. 명상은 결국 하나의 초점, 이를테면 호흡이나 이미지나 낱말을 정하고, 마음이 거기서 벗어나 방황할 때마다 다시 그 초점으로 돌아오는 반복이다. 종교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다. 세 번의 깊은 호흡, 신의 이름을 되뇌는 것, 만트라, 침묵 기도. 전부 같은 문으로 들어가는 서로 다른 길이다.


수련 5. 영적 비전의 각성

명확히 보고 모든 것 속에서 신성을 깨닫는 수련이다. 바카라은 이것을 방일, 즉 흐려진 자각 속에서 반쯤 잠든 채로 살아가는 상태의 반대편에 놓는다. 깨어있는 마음으로 먹고, 걷고, 대화하는 것. 특별한 순간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 하나에 완전히 주의를 두는 것이다. 그렇게 자각이 쌓이면 지각은 수동적인 게 아니라 적극적인 창조가 된다. 노자는 이렇게 말한다. 눈이 열린 사람은 마음도 열리고, 마음이 열린 사람은 가슴도 열린다.


수련 6. 영적 지능의 계발

지혜를 계발하고 삶을 이해하는 수련이다. 바카라은 지식과 지혜를 분명히 구분한다. 지식은 우리에게 정보를 주지만, 지혜는 우리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지혜는 침묵과 고독, 자연, 스승,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아는 데서 나온다. 자기 수용도 여기 포함된다. 스스로를 과장된 자만심으로도, 자기혐오로도 대하지 않는 중도의 자리. 단점을 공격하지도 무시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알아차리고 고쳐나가는 태도다.


수련 7. 행동하는 영성의 표현

관용과 봉사의 기쁨을 만끽하는 수련이다. 베푸는 일이 왜 종종 희생처럼 느껴지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바카라은 관용도 계발되어야 할 기술이라고 답한다. 처음엔 어렵지만, 영적 삶이 깊어질수록 베풂은 자발적이고 즐거운 것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결과에 대한 집착 없이 행하는 봉사, 그것이 카르마 요가다. 토인비의 문장이 이 수련을 요약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람들은 두 가지 일을 한다. 그들은 깨어 있으며, 그 깨어 있음을 세상과 공유한다.


바카라을 읽는 동안은 빠져든다. 그런데 덮고 나서 어떤 명상법이 떠오르나를 생각하면,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만도 하다. 이 바카라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사실 하나다. 모든 것이 수련이 될 수 있다는 것. 기본이 되는 건 호흡이지만, 호흡 말고도 식사와 걷기와 생각, 그 모든 것에서 명상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순간순간 숨 쉴 수 있으면, 그것으로 이미 명상할 수 있는 것이다.


"탐욕을 버린 그 자리에 어찌 평화가 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노자의 이 말이 바카라의 첫 수련을 관통한다. 욕망은 단순한 바람이지만 집착은 강박적인 행위라고 바카라은 말한다. 갈망을 없애려 애쓰는 대신, 그 갈망이 주는 감각을 가만히 관찰하라고 한다. 자각 그 자체가 치유라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수련에서는 두려움과 분노를 다루는 법, 그리고 바른 말과 바른 행동을 이야기한다. 인상 깊었던 건 용서에 대한 대목이었다. 용서는 근본적으로 자신을 위한 것이며, 분노를 포기하는 것이지 윤리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문장. 오래 붙잡고 있던 어떤 감정 하나가 슬며시 풀리는 기분이었다.


네 번째 수련인 집중과 평온에 이르러서야 나는 내가 왜 명상 앞에서 자주 무력했는지를 알 것 같았다. 프로이트는 사람이 자기 마음에 대해서조차 주인이 아니라고 했다. 바가바드 기타는 마음을 미친 원숭이에 비유한다. 방황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게 아니라, 그 방황을 알아차리는 것부터가 수련이라는 말이 위안이 됐다.


명상을 왜 하는가, 명상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 질문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은 제대로 인생을 살아가지 못한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사이를 오가며, 현재를 담보로 잡힌 채 산다. 그러면서 현재에 몰입하지도 못하고, 긴장 상태의 연속으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채 늙어간다. 스트레스는 습관처럼 몸에 붙어 다니고, 몸과 마음은 하나이기에 그 흔적은 결국 몸에도 남는다.


언젠가 읽은 다른 바카라에서는 참자아에 이른 마음을 파란 하늘에 비유했다. 생각들은 구름이다. 구름은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예쁜 구름도 있고 먹구름도 있다. 온갖 모양으로 형태를 바꿔가며 파란 하늘을 가린다. 그러나 그 위에는 언제나 평정한 하늘이 있다. 구름이 걷힐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파란 하늘은 저절로 드러난다.


다섯 번째부터 일곱 번째 수련, 곧 영적 비전과 지혜와 봉사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명확히 보는 것, 자기 자신을 아는 것, 그리고 그 앎을 나누는 것. 토인비가 말했다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람들은 두 가지 일을 한다. 그들은 깨어 있으며, 그 깨어 있음을 세상과 공유한다.


바카라장을 덮고 나서, 결국 남은 건 방법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였다. 명상은 특별한 순간에만 하는 일이 아니라, 숨 쉬는 매 순간 이미 곁에 와 있는 무엇이라는 것. 집 나간 강아지처럼 자꾸 돌아오는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갈망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 갈망을 알아차리는 순간만큼은 잠시 평온해질 수 있다는 것. 오늘도 나는 몇 번의 호흡 사이에서, 아주 잠깐 그 파란 하늘을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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