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사랑 시 산바카라 12

by한결

어선

한결


아주 미세한 진동

작고 여린 감촉으로 육지가 가까웠음을 안다

항해의 여운은 남았고 항구는 어색하기만한데

바다에 이리저리 부딪히며

성난 파도, 거친 비바람과 싸우던 배가 잠시 수면에든다

비틀거림이 습관이 되었는지

가만히 누워있으니 더 어지럽다

귀에서 뱃고동 소리가 들린다

이명의 상처를 안은채

거북이 등짝처럼 갈라진 어부의 손이 삶을 재촉하면

또 바다로 떠나야한다

끊임없이 달려봐야 망망대해

고되고 힘든 일상에

육지의 풀 냄새를 그리도 그리워하지만

어쩌면 바다 위가 더 편안할지 모른다

늘 바다에서 살았으니까

무섭고 허기져도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았으니까

평생 떠다니며 사는 것이 운명임을 아는 듯

깊은 바다 속을 오고 가는 시간을 친구삼아

사유를 잡는다

풍랑을 베개삼아 잠이들고

짙은 해무를 걷어내며 새벽을 맞고

소금에 절은 갈증과 허기짐의 반복이 삶이라는 것을 안다

비릿한 내음이 코를 훔치듯

어선은 늘 그렇게 산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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