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한 마음이 오래가는 밤에는

억지로 잊으려 하기보다 잠시 숨을 고르는 쪽이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by수미소



하루가 다 끝났는데도
마음은 아직 끝나지 않은 날이 있습니다.

별일 아닌 듯 지나간 말 한마디가
밤이 되면 자꾸 다시 떠오르고,
낮에는 괜찮았던 마음이
불을 끈 뒤에야 무겁게 내려앉는 날이 있습니다.

서운함은 이상하게도
바쁜 낮보다 조용한 밤에 더 선명해집니다.

아마도 낮에는 견디느라 바쁘고,
밤에는 비로소 내 마음이 들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밤에는
억지로 잊으려 하기보다
잠시 멈추는 쪽이 더 낫습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는 일,
잊히지 않는데 잊으려 애쓰는 일,
내려놓지 못한 마음을 붙든 채 잠들려는 일은
생각보다 더 많은 힘을 씁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위로보다도
짧게 숨을 고를 시간인지 모릅니다.

천천히 들이마시고,
잠시 멈추고,
조금 길게 내쉬는 일.

그 짧은 호흡 하나만으로도
마음은 아주 조금씩
제자리에서 물러나기 시작합니다.

서운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도,
그 감정에 잠식되지 않을 만큼의 틈은 생깁니다.

저는 그 틈이
밤을 버티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내려놓는다고 해서
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아온 마음을 인정하는 일,
무거운 감정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는 일,
오늘의 상처를 오늘 다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고
내 마음에 허락하는 일이
오히려 더 단단한 내려놓음일 때가 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말이 남아 있고,
지워지지 않는 표정 하나가 마음에 걸려 있다면,
지금 당장 다 괜찮아지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마음을 놓아도 됩니다.

조금 덜 아픈 채로 잠드는 것,
조금 덜 무거운 채로 눈을 감는 것,
그 정도면 오늘 밤은 충분합니다.

짧은 영상으로도 함께 남겨둡니다.
글보다 더 조용히 마음을 쉬게 하고 싶은 밤이라면
아래 영상으로 이어서 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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