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바야흐로 '유병장수'의 시대다.
옛사람들의 바람은 '무병장수'였고, 그들이 생각했던 장수가 60세를 넘기는 게 고작이었기에 (그 기준에서 본다면) '장수'는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문제는 병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전 같지 않은 것들에 더해, 하나 둘 망가지는 것들도 감내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인의 지병인 비만과 혈압 그리고 당과 연관된 질환. 그와 별개로 퇴화되는 신체 기관들. 대사는 현저하게 줄어들어 이젠 자장면 한 그릇도 속시원히 먹지 못한다. 한 그릇을 다 먹고 나서 내내 더부룩한 속은 소화기관의 퇴보를 자각하게 하고, 그러한 날에는 영 마음이 서운하다.
몇 년 전 나는 통풍 진단을 받았다.
'귀족병'이라고도 통용되는 이 병은, 과도한 단백질 섭취와 신장 기능 저하에 따른 결과다. 갑자기 극도의 고통이 오른쪽 발가락으로 찾아왔었고, 응급성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의사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제부터 맛있는 거 드시면 안 돼요. 농구나 테니스 같은 격렬한 운동은 금지, 수영이나 골프 정도만 하시고요."
그간 소화 능력이 나름 괜찮다 여기며 먹었던 온갖 고기와 좋지 않은 기름 그리고 한 번에 몰아 먹는 폭식의 때를 떠올렸다. 기억의 조합이 퍼즐을 맞추니, 나는 새롭게 맞이한 병의 서사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제부터 오랫동안 쭉 함께 가야 한다는 것 또한.
나는 약을 먹는 대신 식습관을 바꾸기로 했다.
기름과 고기, 튀김과 당을 많이 줄였다. 산바카라과 같은 간단한 운동, 골프와 같은 자연과 함께 하는 활동의 빈도를 높였다. 체중이 줄고,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자극적인 음식을 줄였다. 때론 저녁이 견과류와 꿀을 넣은 리코타 치즈 한 덩이일 때도 있다. 그걸로 족하다. 자극을 줄이니, 더 자극적인 맛을 찾는 일도 확연히 줄었다. 라면을 먹지 않은 지 거의 일 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러다 마음이 해이해져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맛있게) 먹고 나면, 여지없이 몸은 반응하여 오른쪽 발가락에 고통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다시 식습관을 바꾸고, 자극적인 것들과 멀어져야 한다는 걸 떠올린다.
병을 얻으니 건강이 보인다.
먹는 것에 신경을 쓰니, 이전보다 몸이 가볍다. 통풍이라는 녀석이 오히려 내게 좋지 않은 것을 걸러주고 알려주는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다. 유병장수의 시대이니, 이러한 친구라면 함께 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마냥 좋은 것도.
마냥 나쁜 것도 없다.
우리 삶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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