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글쓰기의 정석>
글쓰기와 시간
글쓰기는 직선적 시간관을 따른다.
한 자 한 자가 모여 단어를 만들고, 단어는 문장을 이루며, 문장은 문단으로 쌓인다. 문단과 문단이 모여 마침내 단락과 전체 글을 이루는데, 이는 시간의 흐름에 비례한다. 내가 글을 써 나가면 써 나갈수록 시간은 흐른다.
그러나 글쓰기는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을 거스를 줄 안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글이 완성되는 건 아니고, 썼던 글을 지울 수도 있다. 그리고 남겨진 글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읽는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과거에 쓴 글이라도 현재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지금 쓰는 글이 과거의 기억을 왜곡할 수도 있다.
어쩐지 글쓰기 앞에선 시간도 속수무바카라이란 생각까지 든다.
때문에 나는 가끔 글쓰기를 통해 통쾌함을 느낀다. 맨날 시간에 당해만 왔으니, 그것을 거스를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시간과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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