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절이와 마사지, 그런 재미

결국은 하던 대로 살기 마련이다.

bystephanette

화장실 바닥에 자잘한 머리카락 조각들이 떨어져 있다.

아이들은 각자 커팅 가위로 손질을 하고

치웠음에도 남은 흔적이다.

바닥으로 머리카락이 떨어지지 않는 가드를 사야 하나 싶다.

내가 커팅하지 않아도 이제는 알아서 잘들 한다.


문득 어릴 때 생각이 났다.


토요일 오전이 되면 엄마는 텔레비전 앞에 노트를 펴고 앉는다.

수십 년 넘게 봐왔다.

그 시간에는 엄마가 늘 보는 요리 프로그램을 한다.

다음 주의 반찬 레시피를 공부하신다.


엄마는 매일 십이첩 반상 삼시 세 끼에

찬합에 도시락도 자주 싸서 내조를 한다.


나는 늘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아빠는 나보다 더 장수하실 거라고.

건강 관리를 그렇게 하니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한다.


일상적으로 보고 자란 것이라

나도 당연히 그렇게 했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알 수가 없이 살았다.


결혼해서는

발과 손, 어깨마사지를 차례로 배웠다.

매일 새벽 저녁으로 오일과 크림과 온갖 도구들을 늘어놓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마사지를 해줬다.


시작은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대령한다.

발을 씻겨준다.

엄지손톱 뿌리와 손끝의 압력은 조금 다른 게 좋다.

뭐 그런 식이다.


매일 하다 보면

이 사람이 어디가 안 좋은지 스트레스를 받는지

컨디션이 어떤지 가늠이 가능하다.

내가 애정하는 일들이다.


손으로 하는 것들을 다 애정한다.

궁금한 것을 배우는 것도 좋아한다. 특히 손으로 하는 일들.


어릴 때, 엄마는 늘 아빠 머리 커트를 해줬었다.

꼬맹이었던 나는 곁에서 구경했다.

황금색 보자기를 어깨에 쓰고

엄마는 커팅가위를 들고 전문가처럼 사각사각 커트를 하고

이발기로 짧은 부분을 다듬는다.


햇살이 거실 마루에 들어오고

꽃병의 꽃들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한동안 일하느라 집안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했었다.

아이들에게 먹고 싶은 것을 물었더니,

1호는 겉절이,

2호는 쪽파김치란다.


겉절이 특제 레시피를 찾아보자.

그런 재미다. 사는 건.


사족

빨간고기라고 부르던 생선이 먹고 싶어졌다.

금테와 사촌이던가.

엄마에게 말했더니, 빵 터져서 말씀하셨다.

"그거 나오는 철이 따로 있는데."

그러면서,

짝으로 사서 반건조해서 주신다고 한다.

엄마가 손질한 생선은 살짝 쫄깃하면서 결대로 찢어진다.

찜이든 조림이든 오븐구이든 뭘 해먹어도 다 환상이다.

으으으으 너무 좋다. 득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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