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함께하고, 어디에서 뜻을 달리할 것인가.
5장의 비겸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다뤘다면,
오합에서는 자신이 어느 쪽에 서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말한다.
『귀곡자』 6장 오합(忤合)은 누구와 함께하고, 어디에서 뜻을 달리할지 판단하는 장이다.
오(忤)는 거스름, 합(合)은 뜻을 같이함을 가리킨다.
첫째, 모든 편에 동시에 충실할 수는 없다.
한쪽과 합하면 다른 쪽과 멀어지는 상황이 일어난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는 어느 선택도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누구와 함께할지 결정하려면 그 선택에 따라 포기하거나 거슬러야 할 것도 살펴야 한다.
뜻을 같이 하기 위해 사람을 끌어들였다면,
그 전에 같이 하던 사람들을 거스르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오와 합이 함께 간다. 한쪽과 뜻을 같이하는 선택은 다른 쪽의 기대를 거스르거나 기존의 약속을 조정하는 일을 동반할 수 있다. 무엇과 합할지 판단할 때는 무엇과 어긋나게 되는지도 살펴야 한다.
둘째, 상황이 바뀌면 함께하는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
지위와 형세, 일을 이루는 조건은 변한다.
과거에 적합했던 동맹이나 방법이 지금도 유효한지 판단해야 한다.
오합에는 변화에 따라 자신의 위치와 전략을 조정하는 사고가 담겨 있다.
셋째, 움직이기 전에 자기 역량부터 헤아려야 한다.
이 장의 마지막은 자신의 재능과 지혜, 강점과 약점을 살피라고 요구한다.
상대와 정세를 읽어도
자신이 실행할 능력이 부족하면
계획은 성립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진출과 후퇴에는 자기 능력에 대한 판단이 함께 있어야 한다.
이를 오늘의 삶에 적용하면 이런 질문이 된다.
나는 무엇을 이루려고 여기에 있는가.
함께하는 사람들과 그 방향이 맞는가.
이 선택을 실제로 감당할 능력이 있는가.
귀곡자는 정치적 제휴와 진퇴를 다루는 바카라략이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여기서
소속을 선택하는 기준과
자신의 역량을 함께 점검하는 태도를 읽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