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독 : 내 이름은 ‘오’지현

1강. 말로 살고 싶었습니다

by봄아범


제 이름은 ‘오’지현. 오독하는 인간이죠. 오독. 글을 틀리게 읽거나 내용을 잘못 파악하는 것. 국어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2012년 가을. 첫 방송을 사고로 마무리한 이후에 저의 뉴스는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영장 실질심사’를 ‘열장 실질심사’로 잘못 읽어서 검찰의 업무 분량을 ‘열 장’으로 줄여버렸습니다. ‘문화교류’를 ‘문화고류’로 바꿔 읽어서 국가 간에 주고받는 문화를 고류, 고인 물 취급을 해버렸습니다. 서울 지역의 최고 기온은 28도인데 26도로 내려서 시원하길 바라는 욕망을 담아버렸고, 습도는 85%인데 60%로 줄여서 빨래가 잘 마르길 바랐습니다. 제가 틀릴 때마다 피식하던 입사 동기인 보도 기자가 제 성을 바꿔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어이, 오 씨!
오서방! 오지명! 오나미!
오징어! 오감자! 오겡끼! 오소리감투! 오늘도 잘 부탁해.

실화입니다. (점심 식사 후 받은 N분의 1 비용에 첨부한 쪽지)


뉴스를 잘 부탁한다는 걸까요. 오독으로 웃음을 주는 일을 잘 부탁한다는 걸까요. 은근히 웃음 욕심이 있는 저는 ‘오늘도 한 명 웃겼으니까 퇴근해야겠다.’며 자조 섞인 웃음으로 뉴스룸에서 나왔습니다. 저는 아나운서이지, 개그맨은 아니었습니다. 언제까지 동기들을 웃기는 남자로만 남아있을 수 없었습니다. 뉴스를 진행하는 동안 잘못 읽는 일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아래와 같은 노력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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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꿨던 소년. 2012년부터 종교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진행, 제작하는 남자. 2023년부터 가족과의 기록을 남기는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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