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출간 계약까지(2)

글쓰기 교실은 필요할까?

by에너지드링크

불현듯 떠오른 글감으로, 새 글을 미친 듯이 써댔다.

한 달 만에 틈틈이 썼는데도 A4 60장 분량이 나왔다. 생각하고 있는 출판사도 있었고, 어떤 것을 쓸지 명확하니 생각보다 글 쓰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렇게 쓴 글로 우선 두세 군데만 투고하고 주말쯤 몰아서 투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 그 주에 출판계에 유명한 대표님이 하시는 <바카라 쓰기 1 day 특강>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카라 쓰기에 대해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이 특강을 들어보고 좀 더 보완해서 원고를 내면 더욱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얼른 강의를 신청했다.


내가 처음 들어 본 <바카라 쓰기> 강의였다.

저녁 퇴근 후 부랴부랴 찾아간 강의장에는 이미 사람이 많았다.

(이때도 코로나 때문에 철저한 방역 지침에 따라 중간중간 자리는 비어 있었다.)


바카라 쓰기 강의를 하시는 대표님이 나와서 바카라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한 구절, 한 구절이 너무나 와 닿았다.

글 쓰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바카라으로 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바카라 쓰기와 글쓰기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 글쓰기와 바카라 쓰기의 차이를 알고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내 이름으로 나온 바카라이 나올 수 있다.

-강의 내용 중 일부-

강사이자 작가님인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특강 후 바카라 출간 작가님들의 간증(?) 시간이 되었는데 다들 <바카라 쓰기 교실>을 만나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하셨다.

이 특강 후에 설문을 작성하였고, ' <바카라 쓰기 교실>에 관심이 있는가?'라는 항목에, '당연하지!'라며 체크 표시를 했다.


며칠 후 한통의 전화가 왔다.

대표님께서 직접 전화하시길, 바카라 쓰기도 관심이 있고 원고도 있다면, 먼저 이메일로 원고를 보내고 상담을 받아보라고 하셨다.

약속한 날은 마침 결혼 소식이 있는 친구를 축하해 주러 만나기로 해 오후 휴가까지 낸 상태라 타이밍도 완벽했다.

친구를 한껏 축하해 준 후 집에서 먼 약속 장소로 가는 중이었지만 가는 내내 나의 마음은 너무 신났다.

혼자 들떠서 머릿속에는 오만 생각이 스쳐갔다.


'오늘 계약하자고 하시면 어쩌지?'

'아 떨려.! 나 이러다 바로 작가 되는 거야?'


반갑게 맞아주신 대표님을 따라 들어간 상담실에서 내 원고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는 순간, 또 한 번 내가 얼마나 혼자 허상 속에 빠져있었나 뼈저리게 깨달았다.

내가 쓴 글은 에세이도 아니고 정보성 글도 아니었다.

일단 제목과 내용은 매칭이 되지도 않았고 장르가 모호한 글이라는 게 결론이었다.

혼자서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걸어온 게 너무나 한심스러웠다. 마음이 한순간 와르르 무너졌다.

뼈 때리는 조언을 듣고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신 대표님이 고마웠다. 말미에는 혼자서 글을 쓰기 힘들면 이 분이 하시는 <바카라 쓰기 교실>을 추천한다고 하셨다.

갑자기 '나 혼자 쓰는 글이 이렇게 문제가 많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내가 속한 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온라인카지노 글을 쓸 때는 글이 제법 재미있고 좋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는데 난 바카라쓰기랑은 인연이 없는 걸까?


막상 바로 그 수업을 듣겠다고 하기에는 금전적 부담이 너무 컸다.

자비로 출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돈쯤이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내 목표는 내가 쓴 글로 출판사를 통해 출판할 것. 내가 쓰는 글을 호응해 주고 지지해 주는 곳에서 출판하고 싶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며 둘러보니 이곳 말고도 바카라 쓰기 교실 같은 곳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았다. 한번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세상에 작가들도 너무 많고 그들이 운영하는 바카라 쓰기 교실이 정말 많았다.

사람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것만 보인다더니 다들 어디에 숨어있다가 이제 보이는 건가 싶을 정도로 세상은 전문가 천지였다.


그들 중 누군가와 같이 해야 할까?

복잡한 마음속에 결정이 쉽지 않았고 준비하던 다른 일을 해나가느라 바카라 쓰기는 다시 안드로메다로 사라졌다.

출간 작가라는 것은 내 마음 한편에 늘 자리 잡고 있어서 이 일을 하다가도 걸리고, 저 일을 하다가도 걸리는 일인데 껄끄러우니 더더욱 보기 싫고 하기 싫은 일이 되어버렸다.

마음이 불편하니 더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2020년이 끝나가고 있었다.


-다음 화도 계속됩니다 커밍쑨-


*그림:글 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