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의 툴툴거림
올라, 안녕하세요.
작년 1월에 인사드리고 잠적했다가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뭐랄까요. 당당하지 못한 이 기분은. 30년 전 시험을 망치고 집으로 후덜덜 거리는 심정 붙잡으며 무거운 발걸음 겨우 끌고 돌아오던 수험생의 심정이면 너무 조미료를 친 게 될까요. 하지만 아무리 담백하게 표현한다 해도 부끄럽고 창피함을 먼저 마주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온라인카지노 계정의 소식을 알려주는 작은 종에 남겨진 수많은 분들의 좋아요와 댓글, 게다가 조회수 얼마를 넘어섰다며 축하를 보낸 온라인카지노의 각종 자잘한 소식을 보는 순간 저는 한없이 더 작아지고 작아져서 현미경으로 겨우 관측 가능한 대상이 되었으면 할 정도로 클릭한 제 손가락을 원망하고 싶어졌습니다.
그간 어떻게 살아간건지, 일단 먹고 사니즘의 일상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습니다. 구글 캘린더를 들춰보면 여전히 부지런히 살았고, 성실하게 주어진 일에 임한 흔적은 있지만, 온라인카지노에서 마주하는 작가님과 독자님 중에 그렇게 안 사는 분은 한 분도 없다는 것에 제 인생을 걸어도 절대 질 수가 없겠지요. 그러니 저는 참으로 찌질하고도 옹색하게, 괜히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식의 푸념으로 너스레를 떨어 술 댓병 안 마시고도 이미 귓볼까지 벌개져버린 제 면상을 스스로 제하려 합니다.
아무리 소셜 미디어에서는 월 천만원도 아닌 삼천원도 너도 나도 우습게 여겨질 정도로 수익을 내는 시대라 해도, 주위에서는 레버리지로 벼락부자도 됐다가 벼락거지도 넘나 들면서 인생을 롤러코스터로 사는 분들의 소식을 들었어도 느릿느릿한 스페인에서 맞이하는 저의 일상에서는 그저 신기한 나라의 앨리스로 다가올 따름입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금 찾아온 글쓰기의 삶으로 저 자신을 부릅니다. 그리고 푸념은 여기까지로 하고. 대단한 결심도, 거창한 목표도 아닌, 그저 못난 제 자신을 비우고 뱉어내기에는 글쓰기만한게 없음을 새삼 실감하여 노트북을 켜고 앉습니다. 그간 기다리며 변함없는 사랑을 전해주신 한분 한분께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못난 칭얼거림은 여기까지만 하고 한 번 뿐인 인생, 감사 속에 즐기며 성실하게 하루를 채우고 만들어 가는 한량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Muchas gracias y vamos juntos ya! (무챠스 그라시아스 이 바모스 훈또스 야 / 감사해요, 그럼 같이 가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