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의 모든 것: 플롯과 구조 편(제임스 스콧 벨 저)
1장 플롯, 공식을 따라야 할까?
플롯이 제대로 작동하면 이야기의 힘으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하게 한다. 독자와의 교감이 바로 플롯의 기능이다. 저자는 ‘LOCK 체계’라는 간단한 원리를 개발했는데, Lead(주인공), Objective(목표), Confrontation(대결), KO(완승)의 머리글자에서 땄다. 탄탄한 플롯의 출발점은 흥미로운 주인공이며, 소설의 추진력은 목표에서 나온다. 목표는 대부분 두 가지 형태를 띠는데, 무언가를 얻거나 무언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인물과 외부 세력의 대립은 소설을 더욱 생생하게 하므로, 주인공이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는 갖가지 장애물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떤 소설이든 결말에서 KO의 위력을 보여줘야 한다. 플롯의 기본 원리를 익히고 나면 작가는 인물, 배경, 대화 이 세 가지 요소에 양념을 뿌려 플롯을 맛깔스럽게 다듬을 수 있다.
2장 구조, 플롯을 엮는 힘
플롯은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재료들, 즉 이야기의 ‘요소’이며 구성은 이 요소들을 어디에 배치할지를 결정하는 작업이다. 3막 구조는 시작, 중간(혼란), 결말로 간단히 압축할 수 있다. 시작 부분에서는 주인공 소개, 이야기의 배경 알리기, 전반적인 분위기 전달, 독자의 호기심 자극, 적대자 등장 등의 기능이 중요하다. 중간 부분에서는 인물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고, 사건에 계속 관심을 기울이게 하며, 결말로 이어질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 결말 부분에서는 긴 이야기가 마무리되도록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의 가닥은 미리 잘라내도록 한다.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결말을 고민하자.
3장 아이디어, 샘솟는 아이디어를 위해
자신의 영혼과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무엇을 쓸 것인지 아이디어의 원천을 찾을 수 있다. 출판 시장을 만족시키면서도 독창성이 있는 소설을 쓰는 핵심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이다. ‘만일~이라면’ 가정하는 습관, 바카라 제목 짓고 어울리는 글을 쓰기, 연상되는 단어 목록으로 쓰기, 논쟁거리 찾기, 상상을 영화로 만들기, 음악에 귀 기울여보기, 독창적인 인물 만들기, 좋은 예를 찾아 바꾸어 보기, 장르 바꾸기, 새로운 경향 예측, 신문 기사 활용, 자료 조사, ‘정말로 쓰고 싶은 것은’에 이어 써 보기, 인물 속에 집착 심기, 첫 문장 쓰고 이어보기, 도입부 쓰기, 마인드맵 그려보기, 통쾌한 결말 만들어보기, 직업 속에서 소재 찾기, 절망에 멈추지 않고 머물러 쓰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열정, 가능성, 정확성이라는 피라미드 공식으로 평가해 보자.
4장 소설의 시작, 강렬한 인상을 심자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한다. 움직임, 즉 뭔가 일어나거나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주어야 한다. 인물이 행동하도록 빨리 등장시키는 것이 좋다. 첫 문장, 행동, 깊은 감정, 회상, 태도, 프롤로그로 독자를 사로잡아라. 인물이 강렬할수록 더 좋은 플롯이 나오며, 소설과 독자 사이에 유대감을 높인다. 등장인물을 통한 동일시, 공감, 호감, 내적 갈등과 같은 장치를 이용해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 주인공이 사는 소설 속 세계를 보여주고, 분위기를 설정한다. 상황이나 인물에 대한 설명이 길어지면 플롯이 느슨해지므로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설명은 모두 삭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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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도구 상자, 플롯과 구조를 위한
플롯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와 비법. 우선 보여주기와 말하기가 있다. 독자의 마음을 끄는 소설을 쓰고 싶다면 보여주기와 말하기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보여주기는 인물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며, 말하기는 인물의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 소설 쓰기의 기본이다. 너무 빨리 문제를 해결하지 말라. 문제를 제기하고 답을 미루는 것은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 가지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문제 해결이 코앞인 것처럼, 혹은 중대한 사건이 벌어질 것 같은 장면에서 다른 장면으로 전환하자. ‘총을 든 사나이’처럼 지지부진해지는 이야기 흐름에 적당한 자극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사건을 통해 플롯을 발전시키고 설명은 나중에 하자. 사건이 일어나는 부분을 먼저 쓰라. 열정적으로 쓰다가 1막을 마칠 때쯤, 한발 물러나서 첫 독자처럼 읽는다. 소설이 주요 전환점에 이를 때마다 진부하지 않은 여러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훈련하라. 플롯에 집중할수록 소설은 더 훌륭해진다. 이야기는 작가의 진정한 자아로부터 나와야 한다.
해산이의 감상
작가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보물을 꺼내 효과적으로 디스플레이하는 방법. 소설에 있어서 플롯과 구조를 고민하는 건 상품을 보기 좋게 진열해서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판매 행위와 비슷한 것 같다. 저자가 바카라에서 설명하는 플롯의 개념은 문학 작품에서 형상화를 위한 여러 요소를 유기적으로 배열하거나 서술하는 일이다. 다양한 플롯을 3막 구조라는 큰 틀 안에 담아내는 작업의 중요성을 저자는 내내 강조한다.
아주 어렸을 때와 결혼 전, 동화와 소설을 끼적였던 적이 몇 번 있다. 내 이야기를 읽었던 한 사람의 피드백이 아직 기억난다. “좋은데 한 방이 없어!” 지금 생각하면 ‘갈등과 해결’의 이야기 구조가 빠져있어서 독자에게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았나 싶다. 이제 알았다. 주인공과 대결하는 적대자가 없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플롯도 없이 사상만 강조된 이야기는 지루하다는 걸.
나는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는 플롯과 3막 구조, 혹은 기승전결 속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고치고, 생각하고, 다시 고친다면 가능할 것이다. 나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소설의 형식이 가장 적합하리라는 예측은 점차 확신으로 굳어져 가는 중이다. 소설은 갈등의 문학이기에 아직 정돈되지 않은 내면의 갈등과 겹겹이 쌓인 감정의 언어를 드러낼 수 있는 장르이다. 말끔히 정돈된 방에 손님을 초대하는 듯한 에세이, 격렬한 감정 대신 압축된 언어의 부림을 연구해야 하는 시와 다른 매력이 있다.
매일 머릿속에 휘몰아치는 장면들은 소설을 쓰라는 신의 계시처럼 느껴졌다. 한편으로 갈등과 감정을 꺼내고 싶지 않은 자아의 저항도 거세다. 자해 충동까지 들 정도로 힘겨워하는 자아의 한 측면과 쓰고야 말겠다고 외치는 혁명가 기질의 자아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강한 스파크는 우울의 전류가 되어 몸속을 활개치기도 한다. 와중에 바카라을 읽으며 결심을 다졌다. 시간이 걸려도 꼭 쓰겠다고. 제대로 쓰지 못하면 죽기 전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나의 미래에서 건너온 진심이라고 믿으며.
눌러왔던 마음, 생각, 소망 모두를 각각의 등장인물 안에서 살아 숨 쉬게 할 것이다. 궁극적인 메시지가 무엇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모르니까 소설이지! 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다시 시작한 소설의 여정이 생애 가장 매혹적인 시간이 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