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나에게 숙제 같은 달이다.
공개수업과 학부모 상담이 있어서 누구보다 긴장하기 때문이고 마음을 무겁게 누른다.
올해는 벚꽃이 만발한 4월에 이 모든 게 끝이 났다.
이전에 쓴 <엄마는 연기자다>라는 글에 학부모 상담 때 연기를 해야 했던 마음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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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업에서는 우주가 발표도 잘하고 무탈하게 지나갔다.
학부모 상담이라는 2차 관문을 통과해야 나에게 온전한 봄이 찾아온다.
1, 2학년 학부모 상담에서는 남자아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인 피드백 정도만 받았다.
그래서 나는 평범한 아이를 둔 학부모인 척 연기할 수 있었고, 우주의 ADHD를 그동안 들키지 않았다.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학부모 상담에 임했고,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우주의 집중 시간이 좀 많이 짧아요"
"얼마나 짧은 가요?"
"집중 시간이 5분 이내로 딴생각을 하고 멍 할 때가 많아서 주어진 시간 내 문제를 풀지 못해요"
"글씨 연습이 부족했나 봐요. 글씨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주 글씨가 좀 엉망이죠? 글씨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매일 꾸준히 연습시키겠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태연하게 웃으며 연기했다.
"어머니. 우주가 말 더듬이 있는 거 아세요?"
"우주가요? 말이 늦어서 6세 때 언어평가를 받았는데 정상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언어치료는 받지 않았어요. 일상생활에서는 크게 못 느꼈어요"
"발표할 때 의사전달이 잘 안 되어서 되묻게 되고 친구들이 이 부분을 빈번하게 지적해요"
한 마디로 유창성이 떨어지고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며 말을 더듬는다는 것이다.
언어평가를 다시 받고 신경 썼어야 했는데 마음을 놓아버린 나 자신에 대한 자바카라이 밀려왔다.
그동안의 긴장과 꾹꾹 눌러 담은 감정이 올라왔고, 참아 온 눈물이 흘렀다.
나에게는 계획이 있었다.
학교에서 불편함이 없고 티 나지 않는다면 최대한 ADHD를 오래도록 숨기고 싶었다.
4학년이 되면 우주에게 ADHD를 말해주고 우주가 알게 된 후에 담임선생님께 말하려고 했다.
'나는 엄마다. 강하다' 마음을 다잡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재빨리 이성을 되찾았다.
'ADHD를 밝히지 않으면 우주의 성실함이 의심될 것이고, 지시사항을 수행하지 못하니 지속적인 지적을 받게 될 것이다. 우주에게 득 보다 실이 많다'
"선생님 우주가 ADHD 진단을 받았습니다"
결국 마음의 준비 없이 우주의 ADHD를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다.
2년간의 나의 연기도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