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상승은 왜 중심보다 바깥에서 더 또렷해졌을까?
집값은 방의 크기만 매기지 않는다. 그 집에서 출근하고 아이를 보내고 가족을 만나는 데 드는 시간까지 가격에 넣는다. 중심부의 문턱이 높아지면 사람은 일상을 포기하기보다 비슷한 이동이 가능한 다른 동네를 찾는다. 서울의 집값을 읽을 때 행정구역 지도 옆에 통근과 돌봄의 지도를 놓아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15일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하고, 수도권·규제지역 내 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조정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바카라을 내놓았다. 1년이 지난 오늘, 서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나란히 크게 올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렇다면 규제의 강도는 가격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셋째 주와 올해 10월 첫째 주를 비교한 보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약 10.4%, 전세가격은 약 10.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성북·서대문·강서 등 비강남권의 상승률은 14~17% 안팎으로 집계됐고, 강남과 서초는 각각 한 자릿수 상승에 그쳤다. 이는 서울 전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뜻이 아니라, 상승의 무게중심이 지역마다 달랐음을 보여준다.
정바카라의 원문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의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고가 주택의 대출한도 조정 등을 담았다. 이런 장치는 대출을 통한 매수 여력과 전세를 낀 거래를 제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반면 가격지수는 실제 시장에서 관측한 가격의 흐름이다. 두 자료가 같은 시기에 존재한다고 해서 규제가 가격 상승의 직접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수요, 공급, 금리, 세금, 정비사업 일정도 함께 작동한다.
최근 보도는 전세 매물 감소와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지적한다. 온라인 매물 수는 실제 계약 가능한 집의 총량과 같지 않고, 신고 통계도 집계 시점과 계약 유형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매물 한두 건이나 한 주의 가격만으로 시장 전체를 진단하기보다 가격지수와 계약 자료, 임대차의 유형을 나란히 보아야 한다.
대출 규제는 구매 가능한 가격대를 좁히고, 실거주 요건은 거래 뒤의 선택을 제한한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과 학교, 가족의 돌봄 관계는 규제 발표와 함께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는다. 어떤 구매자는 더 작은 집을 택하고, 어떤 가구는 매수를 미루며, 또 다른 가구는 같은 생활권에서 상대적으로 감당 가능한 지역을 찾는다. 시장은 막힌 문 앞에서 멈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열려 있는 옆문에 가격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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