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제조 AI가 놓쳐서는 안 되는 것.

LLM과 Physical AI는 다르다.

by권석준 Seok Joon Kwon

최근 한국과총에서는 2026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그중 오후 세션인 Physical AI에 대해 영국 Warwick 대학 김소연 교수님, Nvidia 김병수 박사님, 미국 U of Nevada Reno 박정원 교수님 세 분의 발제 후 토론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짧아 준비해 간 토론 아젠다를 다 나누지 못했는데, 그래도 여러 의미 있는 생각거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준비한 토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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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총 Physical AI Session 토론문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부학장 권석준


오늘 세션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저는 그것을 ‘스택(stack)’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박정원 교수님께서 보여 주신 센서와 반도체는 피지컬 AI의 물리적 토대로, 김병수 박사님의 디지털 트윈은 그 위에 놓인 가상화 계층으로, 그리고 김소연 교수님의 인간 중심 모빌리티 설계는 그 피지컬 시스템 전체가 결국 닿아야 할 사람과의 접점으로 스택을 구성하는 개념입니다. 즉, 아래에서 위까지, 센서에서 인간까지, 세 층이 완성되는 구조가 그려집니다. 각 층은 전체를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함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세 층 그 자체보다, 그 층과 층 사이에 조금 더 주목하는 것도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피지컬 AI가 만약 실패한다면, 그것은 각 층 자체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층과 층을 잇는 접착면이 불완전해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세 분의 발제를 하나로 꿰어보는 계면을 프레임 삼아 제 의견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명한 컴퓨터과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이기도 한 주디아 펄(Judea Pearl) 교수가 창안한 '인과의 사다리'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펄 교수가 제안한 개념의 첫 칸은 관찰(seeing), 둘째 칸은 개입(doing), 셋째 칸은 反사실(imagining)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 세 분의 발제가 흥미롭게도 정확히 이 세 칸에 각각 대응한다고 봅니다. 센서 데이터는 관찰이고, 로봇과 설비의 제어는 개입이며, 디지털 트윈은 반사실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다리를 척추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데이터 문제입니다. 지금은 AI의 대명사나 마찬가지가 된 LLM 같은 언어모델은 웹 상에 널린 온라인 텍스트라는,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학습 자원을 빠르게 흡수하며 스케일링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초고속으로 진화해왔습니다. 반면 피지컬 AI는 그런 행운을 누리지 못합니다. 현장 데이터는 센서 종류마다, 데이터 수집 주기마다, 다루는 물리 모드마다 천차만별이고, 그중 무엇이 학습에서 결정적인지조차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그래서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합성데이터를 더 자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동의하는 문제 인식이고 해결 절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김병수 박사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은 이것입니다. 디지털 트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합성데이터는 ‘엄밀한 물리에 기반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대리모델(surrogate model)에 기반한 것입니까?’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대리모델은 당연히 빠르고 효율적이죠. NS equation을 수치해석으로 계산하려면 일주일 걸릴 계산을 대리모델이나 뉴럴 렌더링으로는 한 시간 이내에 끝낼 수도 있으니까요. 대신 디테일은 많이 생략합니다. 코너 근처나 와류의 스케일링이나 계면의 거칠기 등 같은 요소들이 그런 것들이죠. 그런데 제조 현장에서 불량이 태어나는 곳은 바로 그 생략된 디테일, 예를 들어, 난류, 상전이, 접촉의 비선형성 같은 요소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합성데이터의 물리가 틀렸다면, 혹은 중요한 디테일이 생략되어 제대로 된 물리를 표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데이터가 부족한 게 아니라 엉성한 물리 기반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그것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셈이 될 것입니다. 이런 류의 합성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디지털 트윈은 오히려 더 강력한 확신을 가지며 결국 틀린 진단과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피지컬 AI에서 디지털 트윈을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면, ‘충실도 인증(fidelity certification)’이라는 개념을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디지털 트윈 전체 혹은 그것의 구성 요소가 어느 물리 영역에서, 어느 정확도까지 현실을 대변하는가. 이것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보증할 수 있습니까? 이것이 첫 번째로 짚고 넘어가야 할 매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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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하이테크 개발 성과와 기초과학 연구 성과를 해제하는 글을 씁니다. 과학과 슬롯, 학문의 생태계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이드잡으로 하이테크 스타트업 컨설팅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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