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가을은 온다.

당연한 것에 감사하는 특별한 가을맞이

byassi

아침저녁으로 코 끝이 시큰하게 찬바람이 부는 걸 보니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코로나로 잔뜩 움츠러들어 외출도 자유롭지 못한 탓에 올해는 가을이 더 불쑥 찾아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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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전처럼 들뜬 분위기도 전혀 못 느끼겠다. 재래시장이며 떡집이며 이맘때면 사람들로 북적여야 하는데 너무도 한산하다. 추석은 '민족 대이동'이라지만 이번만큼은 모두가 자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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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한산 근처에 산다. 주말이면 버스정류장 앞에서, 김밥집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있는 등산객들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요즘은 그 수가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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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산바카라로의 벤치와 평상에 항상 모여 계시던 어르신들도 어느샌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던져준 먹이를 받아먹던 하천의 오리와 물고기들도 심심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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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절은 바뀌어 가을이 왔다.
나는 주말 동안 나름의 가을맞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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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한 일은 이불 교체하기다.
여름 내내 깔았던 시원한 인견이불을 걷어내고 도톰한 광목이불을 깔았다.
가을볕이 좋아 이불 빨래를 할 맛이 났다.
이불을 널며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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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한 일은 열무 물김치 담그기다.
이참에 엄마의 레시피를 제대로 전수받기로 했다.
열무 한 박스를 사서 다듬고 양파, 배, 마늘, 생강을 갈아서 시원한 양념장을 만들었다.
김치통으로 한 통 만들어 놓으니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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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도토리를 주웠다.
산바카라길에 주운 도토리를 집으로 가져와 아들에게 보여줬다.
아들은 그림바카라에서 봤던 도토리를 보며 신기해했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는 모습을 흉내내기도 하고 손에 꼭 쥐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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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올해는 유독 특별한 가을이다.
추석도 단풍놀이도 우리를 들뜨게 했던 많은 것들을 마음 놓고 만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당연하게 느껴지던 것들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도토리가 신기한 아들
도토리가 신기한 아들
가을맞이 이불교체
여름 이불은 빨아서 장롱 속으로
열무 물김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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