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눈 맑은 문장을 기다리며

프롤로그

by은수

글은 잔기술만으로 잘 쓸 수 없다고 믿었다.

다른 건 몰라도 글에는 글쓴이의 마음이 온전히 담긴다는 말을 믿고 싶었다. 그래야 팍팍한 세상 살기가 조금은 든든해졌고, 그것이 내게는 일종의 구원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글만으로 그 사람의 진심이나 정체성 같은 것을 함부로 유추해서는 안 되는 세상에 던져졌다. 자신이 먹은 마음과 상관없이도 얼마든지 그럴듯한 글을 써내는 '괴물 재주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디에서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앞으로는 눈으로만 글을 읽지 않고, 좀 더 예민한 촉수로 문장 이면을 읽어내야 할 때가 온 건지도 모른다.


단순히 글 잘 쓰는 법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진짜 글을 써보고 싶은 이들을 만나고 싶다. 내가 처음 펜을 쥐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간절한 이들을 만나 내 모든 정성을 다하고 싶다.

앞으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론과 사례를 통해 글쓰기의 기본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할 것이다. 대학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하고 현장에서 20년간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며 쌓아온 원칙, 3년의 온라인카지노 글쓰기 경험들도 기꺼이 꺼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결국 하려는 말은 '자기 삶을 자신의 언어로 건너가는 일'에 대해서다. 끝내 자신만의 유일한 문체를 찾는 일 말이다.


'나는 왜 쓰는가. 끝내 무엇을 말하려는 건가. 그리고 나를 떠난 글이 누군가의 손을 잡고 돌아오는 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온라인카지노에서 글을 써온 지난 3년의 시간은 이 질문을 부단히 통과하는 시간이었다. 그 지독한 터널 속에서 깨달은 게 있다면, 상처를 지나온 사람의 문장은 다른 설명 없이도 서로를 알아본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렇게 눈이 맑은 문장이 좋다. 삶을 애써 포장하지 않고도 끝내 앞으로 걸어가는 투명한 문장 말이다.


글은 혼자 쓰는 게 맞다. 하지만 마음이 담긴 글로 서로의 구원이 되었던 그 글쓰기를 기억하며, 이번엔 좀 더 보폭이 넓은 발걸음을 떼어보려 한다. 적당히 타협하고 잔재주로 글을 쓰지 않을, 믿음직한 이들을 많이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제주의 푸른 바람이 불어오는 은수의 서재에서, 이제 당신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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