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님이라 불러

by이세벽
율리(gpt)그림


걸레님의 꾸중


이세벽


더러운 것은

내가 아니라

당신의 삶


칠칠치 못하게 흘려대는

떡볶이 국물

정신 사납게 굴다

달팍 쏟은 커피

눈뜬 봉사처럼

발바닥으로 짓이긴

양념 묻은 면발과

밥알

떨어트린 반찬

심지어

숟가락도 떨어트리는

당신

그 가슴 밑바닥에

쉴 새 없이 쌓이는 미세먼지

하다못해

당신 발이 방바닥에 남기는

고린내 나는

생의 족적까지


혐오스럽다

더럽다 외면하지도

뿌리치지 않고

개운하게 닦아주는 건 나,

걸레님


이런데도

걸레 같은 놈,

걸레 같은 년,

내 이름 앞세워 남을 욕하는가!


당신, 누군가의 더러움을

마음 바쳐서 닦아준 적 있어?


내가 지나가는 손(客)보다 못하지 않다면

앞으로는 걸레 뒤에 님자 하나 붙여

걸레님이라 불러



청소를 해 보면 걸레질이 가장 힘듭니다.

그런데 땀 흘려 청소하고 나면

신기하게도 마음까지 개운해집니다.

꼭 마음을 씻은 것 같습니다. ㅎ

그래서 걸레님, 하곤 합니다.


길가는 손에게도 님자 하나 붙여

손 님이라 불러주는데 내 마음 후련하게

씻어주는 걸레한테 님자 못 붙이겠습니까? ㅎㅎ


혹시 청소 안 해보신 분이 있다면

한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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