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도네이션'이라는 기부 플랫폼에 대한 뉴스 기사를 읽었다. 재벌 3세 출신 창업자가 운영하는 기부단체라는데 기부 과정에서 횡령이나 기부단체의 활동비로 쓰이는 경우가 없게 기부금 전액은 현물로 전달한다나.
8~9년쯤 전, NGO에서 일했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누군가가 기부금을 내면 그중 일정 퍼센트는 직원들의 활동비로 쓰이고 국제 본부 지원금으로도 쓰이고 개인 기부자의 금액이 이리저리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법적으로 기부금의 일정 비율은 NGO 활동비로 사용할 수 있다. NGO 직원들도 월급을 받아야 하니까 어찌 보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하지만 업계에서 어떤 NGO는 그 기부금이 회장님의 비행기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에 쓰였다더라. 회장님의 주택비로도 쓰이고 명절 선물비도 나갔다더라. 단체가 건물을 올리고 누구는 횡령을 하고 또 누구는 어쩌고 그런 소문을 들으면 맥이 빠지고 가치관 혼란도 자주 왔었다. 직원으로서도 그런데 기부자들은 오죽했을까.
돌고도네이션은 적자가 날지언정, 원칙적으로 기부금 외적으로 발생하는 활동비나 수수료를 기부자에게 전가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기부를 하게 되면 재미있는 란이 있는데, 단체의 활동비를 선택사항으로 같이 기부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거다. 의무는 아니지만 기부금의 3%를 활동비로 추가로 기부해 달라고 적혀있다.
아직 회사의 규모가 스타트업이라 규모가 작고(인건비가 덜 들고) 어쩌면 재벌가의 일원이 창업주라 가능한 구조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단체가 어쩌면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한 사례가 될지도 모르니까, 그 뜻을 응원해주고 싶어서 소액이나마 기부하고 행보를 관찰해 보기로 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났을 때 비트코인으로 우크라이나의 한 단체에 100만 원을 기부했었다.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 홍보했던 대로 상이군인의 재활을 돕는데 쓰였을까. 아니면 총알이 되어서 누군가의 펄떡펄떡 뛰는 심장에 박혀버렸을까.
강원도 산불이 났을 때 소방관 장비로 기부한 돈은 정말로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데 쓰였을까.
짧게나마 NGO를 다녔기에 그곳 직원들이 어떤 마음으로 얼마나 정직하게 일하려 노력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시스템적인 면에서는 돌고도네이션 같은 신생 NGO 스타트업들이 자꾸 경종을 울려서 변화가 좀 일어났으면 좋겠다.
물론, 경종을 반대로 울려버려 나쁜 사례가 만들어지면 기부자들은 더 지갑을 닫아버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