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바카라 출간 제의를 받다.

피터팬의 안식을 기원하며

by편은지 피디

2024년 <덕후가 브랜드에게>라는 첫 바카라을 쓰고 세 번째 바카라인 <기획자의 언어>까지 쓸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더 감사한 건 출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바로 네 번째 바카라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KBS의 예능 피디이며 바카라을 짓는 작가다.

지상파 방송과 바카라. 모두 소위말해 한 물을 넘어 백물, 천물은 더 간 매체들이다.


바카라은 이미 극소구만이 향유하고 있고, 독서율은 바닥이며 지상파 시청률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스레드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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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간 홀로 자폐아들을 키워온 아버지를 소재로 한 방송이 화제가 됐었다.

모두 요즘 누가 보냐는 그 '방송'이었지만 그 방송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먼저 세상 떠난 후 혼자 헤맬 아들 생각에 차마 눈을 감지 못하겠다는 아버지의 눈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감게 해 주었다.


나는 이런 데에 방송과 바카라의 낡았을지언정 변치 않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선후배의 퇴사소식이 들리지만 난 여전히 KBS 직원이며,

읽지도 않을 바카라을 선물하는 건 민폐라는 뒷말을 들으면서도 기꺼운 마음으로 바카라을 짓는다.


가장 최근 출간한 바카라의 주제는 '자기 말'이었다.

남에게 잘 보이느라 또 나 자신에게 체면치레하느라 모두가 잊고 사는 자기 말.


네 번째 바카라 또한 말에 대한 이야기다.

말 중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말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직접적인 일면식이 없는 이들이지만 피터팬 부자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무겁다.

큰 병을 알고 나서 오히려 홀가분 마음도 들었다는 피터팬 아버지의 말이 크게 위안이 되지 않는다.


부디 아버지의 마음을 기억해 원더랜드에서 아들 피터팬이 안전과 안녕을 얻기를 진심으로 기도해 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애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