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재인아. 붉은색이 감도는 가짜 은화가 로마의 거리를 뒤덮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야. 어제 1데나리우스 하던 빵이 오늘 2데나리우스가 되고, 내일은 4데나리우스가 되니, 아무도 돈을 가지고 있으려 하지 않았어. 돈이 생기는 족족 물건으로 바꿨지. 그러니 물가는 미친 듯이 더 뛰었단다.
그러자 황제는 아주 단순하고도 무식한 해결바카라을 내놓았어. 바로 '법으로 가격을 정해버리는 것'이었지.
서기 301년,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최고 가격령(Edict on Maximum Prices)'이라는 걸 발표했어. 시장에 거대한 석판이 세워졌단다. 거기엔 제국 내의 모든 물건 가격이 적혀 있었어.
"밀 한 모디우스는 100데나리우스. 구두 한 켤레는 150데나리우스. 이보다 비싸게 받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황제는 생각했겠지. '내가 신의 대리인이니, 내가 명령하면 물가도 잡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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