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근육 키우기
저는 작은 오븐 앞에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얼굴을 훅 치고 올라오는 열기에 손이 익어버릴 것만 같았고, 좁은 틈 사이로 조금만 잘못 움직여도 살이 데일 듯 위태로웠습니다. 머릿속으로는 "꺼내야 한다"고 외쳤지만, 집게를 쥔 손은 제 것이 아닌 양 허공을 헤집었습니다. 언니가 조카를 위해 정성껏 그린 그림은, 제 손에서 흉측하게 뭉그러진 플라스틱 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순간, 마음은 습관처럼 방패를 꺼내 들었습니다.
"역시 난 손으로 하는 건 안 되겠어."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타고난 신체와 기질, 환경과 가족이 그 예입니다. 이런 요소들은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생각의 틀을 만들고, 거듭될수록 단단하게 굳어져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감각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이건 내가 타고난 한계라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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