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같은 사랑을 하시나요?

쪼그라든 근육 키우기

by김규리
leave me alone_sw 1000.jpgLove like a bear ⓒ PainterEUN. All Rights Reserved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때면, 제 마음은 상대를 향해 한없이 기울었습니다.

부탁받지 않아도 그의 빈 시간을 먼저 살폈고, 그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저를 맞춰 넣었습니다. 제 하루가 유난히 고단했던 날에도, 위로를 바라기보다 그의 기분을 먼저 헤아렸습니다. 그를 외롭게 하기보다 잠을 미루는 게 낫다고 믿었고, 제 취향쯤은 혼자 있는 시간에 달래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마음이 비지 않도록 채우는 일, 그게 사랑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했고, 더 맞췄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려 했고, 대화의 결도 감정의 속도도 그에게 맞추려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오래 함께할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더 내어줬습니다.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아껴주고 싶은 마음에.


그러다 보니 제가 원하지 않는 일에도 상대의 요구가 이어질 때면 괜한 미안함이 들었습니다. 그에 못 이겨 들어주고 나면 자괴감에 휘청거리곤 했습니다. '사랑하니까'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계속 다독여 보았지만, 긴 시일을 바닥에서 허우적거리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은 더는 물러날 곳도 없을 만큼 뒤로 밀려났으며, 정작 제가 머물 자리는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을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규리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서툰 마음을 짓고 그립니다. 아픔에 기반하여 우울에서 나를 건져 올리는 이야기를 써냅니다. 한없이 마음이 약해지는 시간을 걷는 이들에게 미약하게라도 힘이 되는 작업을 이어갑니다.

55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6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1화다가오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