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문장의 탄생

저작권 글 공모전

by오로지오롯이


[문장의 탄생]


누군가 좋은 문장이라 말했다
그러나 내게 그것은

어느 날의 무너진 기후였고

다시는 수습되지 않을 밤의 비명이었다


형상을 온전히 빚어내고 나서야

비로소 내 숨결이 깃들었음을 안다

타인의 손길이 경계를 침범할 때

소유는 비로소 서늘한 촉각이 된다


나는 그 문장의 목덜미에 이름을 붙였다

맥박이 흐려지기 전에

오독의 숲으로 읽히기 전에

어디로도 증발해버리지 않게


창작이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나를 발음하는 일

그리하여 기어이 고유한 영토가 되는 일


이름은

독점을 증명하려는 서슬 푸른 표식이 아니라

마음이 오래 서성이던 자리의 흔적이다


누구나 말을 할 수 있지만

그 지독한 밤을 건너온 자는 유일하게 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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