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그리움'이라 불린다 비는 이른 새벽부터 익숙한 이름을 속삭였다 검은 구석에 숨어 지내던 녀석을 억지로 끄집어 내려는 듯 촉촉이 내린 비는 차가워진 바닥을 축축하게 적신다 간신히 버티던 가을 은 저만치 밀어내고 그 자리에 그리움을 끌어다 놓았다 대지를 가득 덮은 노란 은행잎은 차가운 비 의 무게에 짓이겨 신음한다 누구는 가을비라 하고 누구는 겨울비라 하더라만 비는 그저 그리움에 끌려 나온 그림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