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 인생
- 맨드라미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꽃들이 저마다 춤출 때
내 마음은
이제는 슬퍼져요
꽃잎이 저마다 흩날릴 때
그대 마음은
꽃잎 따라 떠나가요
그대 떠난 길목에 서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떠날 수 없는 마음 하나 지키러
떠나가고 있어요
지난 여름바람에 떨어져
아직도 못다 한 말들을 하지 못한 채
아름다움을 남기기 전
빛을 보지 못한 꽃잎들을 위해
떼어낼 수 없는 발걸음의 위안을
오늘 하루도 그들의 삶을 위해
또다시 걸어가고 있어요
사랑아 떠나려 하지 마
제발 뒤돌아보지 말아 달라고
내게 말하지 않는
떠나는 용기를 위해
부디 보여주지 말았어야 할
지키지 못할 언약이
맨드라미 인생처럼 되지 않기를
원해요
이별아 다시 만남이려니
그 마음은 늘 내 마음도 아닌
그대 가을바람 불어올 때의
지키지 못한 마음이 되어가도
붉게 피어오르는 태양아래
뜨거운 여름 햇살을 머금고
지는 석양에 더욱 빛바래져 가는
너를 바라볼 때면
내 지난 청춘의 요람이
구슬프게 울 어제 쳐오는
가을이 일찍이 기다려집니다
아무리 거센
비바람 불어와도
다른 꽃들의 위안을 덜 삼는 너는
흔들리지 않을
흔들릴 수 없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너였으면
그토록 바래는 마음이
간절했을지도 몰라요
너의 마음에 속삭여 오는
이 가을에 떨어지며 날리는
낙엽이 나의 머리 위에
눈처럼 쏟아져 내리고 쌓여갈 때
그때가 아마도
맨드라미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맨드라미 인생이
곧 나의 마음이 되어갑니다
2024.9.1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