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의 길
- 정도의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수행자가 가는 길은 어려워라
현실을 도피하지 못하는 마음
비가 오니 우산을 꺼내 든 듯
내 마음은 이미
속세를 떠나지 못한다
수행자가 되기 위한
발걸음이 더 어려워라
걸을 때마다
발길에 묻어난
덕지덕지 떠나지 못하는 마음들
털털털 털어도
겨우 내 몸에 허울처럼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들
다행히 비가 내리는 날에는
세속을 벗어나는
한 단계로 접어든다
잠시나마
내 마음의 피난길을 오르듯
비가 내리는 날에는
떨어진 빗방울 한 자락에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를 읽는다
2021.5.20 제천 경은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