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153) 기억하는가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전화는 사랑에 베였던 통증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상징이다. 시대에 따라 삐삐, 핸드폰 따위 기기만 바뀌었을 뿐 불통이었던 건 똑같았다. 하여 평생을 뒤척였다는 고백에 가슴이 찢어진다.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응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