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한 일상을 자신의 이름처럼 경작해 낸 위대한 남자, Stoner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그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자신인 셈이었다. 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 것도 그 자신이었다.
-『스토너』, 140~141쪽
마침내 그는 밤에 연구실로 나오는 것이 자신에게 일종의 피난이자 구실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연구실에서 바카라을 읽고 공부를 했다. 그리고 거기서 약간의 위안과 기쁨, 심지어 이렇다 할 목적이 없는 공부에서 예전에 느꼈던 즐거움의 흔적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스토너』, 177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어린 나이에 이미 배운 것을 배웠다.
첫사랑이 곧 마지막 사랑은 아니며, 사랑은 종착역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나는 끊임없이 상상했다. 스토너가 악의 무리(이디스, 로맥스, 찰스 워커)를 놀라운 지혜와 용기로 무찌르고 사랑하는 사람들(딸과 캐서린)을 행복의 세계로 이끄는 세상. 나는 몹시 아쉬워하다가 결국 깨달았다. 독한 삶이든, 화려한 삶이든, 스토너처럼 인내하는 수수한 삶이든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똑같다는 것. 그는 죽음을 앞둔 병상에서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되뇐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스토너』, 392쪽
스토너는 견디기 힘든 맹렬한 폭풍 속을 지나갈 때처럼 고개를 숙이고,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생각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는 데에만 고정시킨 채 그 시절을 겪어냈다.
- 『스토너』, 3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