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불빛 한 점 없는 컴컴한 실내는 어둠이 싹을 틔우는 중이다 폐업 진순희 사거리 신호등 앞 북적거리던 일식집이 슬그머니 문을 닫았다 언제부턴가 쓰레기 더미 수북하고 가게 앞 푸른 대나무도 말라죽었다 도도한 주인이 사라지자 수조는 물이 마르고 군데군데 번져가는 잡초만 성업 중이다 새벽시장에서 들여온 싱싱한 활어를 사철 맛볼 수 있던 유명 인사들이 단골로 드나들던 집 한 달이면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고 세 아이 해외유학 뒷바라지도 거뜬하다던 그 일식집 고래심줄 같던 영화도 어디쯤에서 무릎이 꺾였을까 작파를 작정한 그날부터 집은 생기를 잃었다 시커먼 선팅 유리 사이로 들여다본 내부 아무렇게나 나동그라진 탁자들 손님이 넘쳐나던 칸막이 방들은 휑하니 입을 벌리고 불빛 한 점 없는 컴컴한 실내는 어둠이 싹을 틔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