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란 무엇인가
시험이 끝나고서, 영화를 봤다.
“소통의 불완전성에서 만들어지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pathogen. 감염된 사람들은 좀비처럼 뇌세포가 파괴되는 대신, 점액질의 물질로 소통하며 학습한다. 지능은 있으되 의식은 없다.
누군가 영화를 보고 와서 추천해 주길,
”서로의 뇌가 긴밀하게 연결된, 온전한 소통의 모습을 봤다 “고 했다.
제1숙주의 눈과 귀, 손발이 되어 정보를 교환하며 움직이는 군체. 마치 개미들처럼 페로몬 등의 물질로 소통하며 집단행동을 한다.
온전한 소통이라.
내겐 “무엇이 소통인가”라는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였다. 그들은 뇌가 긴밀히 연결되긴 했지만, 곁의 동료가 적에게 칼을 맞고 죽어도, 전혀 아파하거나 슬퍼하지 못했다. 고통스럽게 감염과 함께 죽은 새 군체 구성원의 감정을 잠시 느끼다 사이코패스처럼 웃는 주인공 구교환의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다 해도,
생존자들의 선택은 달랐다.
누군가는 희생을 택했고, 누군가는 생존을 택했다. 누군가는 다 같이 살아야 한다며 동료의 희생을 정당화했고, 누군가는 친구에게 미안하다 하고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친구를 감염체에게 내던졌다.
군체들이 만들어내는 소통의 장면에 대비해,
극 중 다른 생존자를 살리려다 희생된 한규성의 전 부인 권세정 교수와 현부인 공설희 교수의 연결감과 소통은 진정한 소통이 뭔지 다시 느끼게 했다.
둘 다 같은 사고로 소중한 이를 잃었고, 감염사태를 막기 위한 전문 지식과 공분심, 감염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과 무엇이 옳은 행동인가에 대한 의식을, 많은 말 없이 나누고 있었다.
세정: “서영철을 죽여야 이들의 행동이 멈출 거예요.”
설희: “서영철을 죽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뚜렷한 근거 없이 정부가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거예요. 유가족들의 희망과 국민의 공포는 백신 확보로만 잡을 수 있을 테니까요.”
세정: “다른 것 고려 말고 당신이 결정하는 거예요. 옳은 일을 하세요.”
설희가 옳다고 느끼는 일을 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세정과 설희는 군체의 점액물질이 없어도 공명하고 있었다. 팀워크가 만들어졌고, 서로 R&R에 대한 협의 없이도 필요한 일을 하며 시너지가 났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군체든 정부 시스템이든, 잘못된 정보 작동의 오류로, 혹은 불완전한 소통, 서로의 어긋난 우선순위와 의사결정체계로 혼란스러운 동안, 두 여자는 진정한 의미의 원니스를 실현하고 있었다.
장면 장면, 기억에 남는 지점이 많지만,
핵심메시지는 이것.
소통은, 정보교환으로, 감각의 공유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커다란 방향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공명.
상대에 대한, 상황에 대한 표면의 임기응변과 문제해결을 넘어선
온전히 자기로 서 있는 존재들이 되어 더 고차원의 의식을 향해 공명하는 시너지.
인간의 의식은, 이렇게 존재하는 것이고 성장하는 것이구나.
#원니스 #군체 #공명 #시너지
+파이널 시험 끝! #무사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