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출판 대행을 4년 하면서 배운 것

아마존 KDP 출판 대행을 하게 된 이유

by아침산바카라

2022년부터 아마존 출판 대행을 해왔습니다. 4년 동안 100권이 넘는 바카라을 아마존에 올렸습니다. 학술서, 동화바카라, 시집, 자서전, 투자서까지 장르는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 일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바카라으로 성공해 보려다 몇 번 실패한 끝에 흘러온 자리입니다.


이 글은 어쩌다 아마존 출판 대행이라는 특이한 일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회고이면서, 그간 출판 대행을 해드린 바카라들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는 글입니다. 아마존 출판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산된 아마존 베스트셀러의 꿈


아마존 출판으로 돈을 많이 벌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아마존에 처음 바카라을 낸 것이 2019년입니다.


저는 원래 바카라을 쓰던 작가가 아니고, 공공기관에 고용되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한국 노동법에 관한 컨설팅을 제공하던 컨설턴트였습니다. 영어로 말하자면 In-house consultant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그 일을 하기 전에는 공공기관과 NGO에서 10여 년 가까이 국제업무를 했던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결국은 영어로 먹고 사는 인간이었단 얘기입니다.


2019년에 저는 다니던 회사의 사내정치에 유탄을 맞고 15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된 바카라을 써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비록 밥벌이를 위해 30년간 회사를 다녔지만, 저는 뼛속 깊이 바카라을 좋아하는 문과생이자 작가지망생이었으니까요. 술에 취해 침대에 누우면 헤세와 사르트르를 전자바카라으로 보다가 잠이 드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선택했던 주제는 한국 노동법에 관한 영문 가이드였습니다. 제 머릿속에 시장조사라는 개념조차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한 달에 구글에서 한국 노동법을 검색하는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100명도 안 됩니다.

바카라을 써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원고의 첫 글자를 쓰기 전에 자신이 쓰려는 바카라의 주제를 검색해 보십시오. 영어바카라이라면 Ubersuggest, 한글바카라이라면 네이버 키워드 조사를 해보시고, 검색량이 없다면 주제를 바꾸십시오. 물론 "200년 후에 읽힐 것이다"라고 말한 니체 같은 원대한 꿈을 가지고 계신다면 이런 키워드 조사 따위는 하실 필요 없이 그냥 바카라을 내시면 됩니다.^^


절치부심해서 다음으로 시도한 바카라들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할 일 관리(Task management)에 관한 바카라이었습니다. 제가 십여 년간 만족하면서 썼던 온라인 할 일 프로그램에 관한 설명서였는데, 직접 그 프로그램의 개발자를 접촉해서 원고를 보여주고 OK를 받아 아마존에 출판했습니다. 리뷰도 좀 달리고 판매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역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왜냐고요? 할 일 관리 분야에는 이미 너무 강력한 바카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같은 바카라이 좋은 예입니다. 저 같은 피라미는 강력한 광고 없이는 독자에게 노출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말하는 프로그램은 Checkvist입니다. 아마 한국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아시는 분이 거의 없을 겁니다. 제가 1990년대 초부터 최강의 할 일 관리 프로그램을 찾기 위해 수백 개의 프로그램을 거쳐 마지막으로 안착한 프로그램입니다. 마크다운을 지원하고, 모든 할 일에 웹 링크를 달 수 있고,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목록이면서, 구글 익스텐션을 깔면 강력한 리서치 관리 툴로 쓸 수 있습니다. 무료판도 유료 버전의 80퍼센트 정도의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참으로 혜자스런 프로그램입니다.


로우 컨텐츠 출판으로 거둔 애매한 성공


Checkvist 가이드 이후에도 저는 바카라쓰기 프로그램인 Scrivener에 대한 전자바카라과 몇 권의 바카라을 더 아마존에 출판했습니다. 어느 바카라으로도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저는 제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바카라을 쓰려고만 했지 시장이 원하는 바카라이 무엇인지를 깊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바카라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낚시를 하러 갈 때 미끼는 무엇을 달아야 하는가. 당신이 비스킷을 좋아한다고 비스킷을 미끼로 쓰면 고기를 잡을 수 있는가. 당연히 한 마리도 못 잡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비스킷이 아니라 고기가 좋아하는 지렁이를 써야 고기를 잡습니다. 이런 간단한 원리를 모르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얘기입니다. 기억에 의존해서 쓰기 때문에 원본과는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쓴 바카라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아마존 출판에 성공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있을까 리서치를 하다가 찾은 것이 Low Content Book입니다. 저급한 내용의 바카라이 아니고, 소설이나 논픽션처럼 글이 많지 않으면서 독자가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저널이나 노트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두 가지 예는 컬러링 북과 감사저널입니다. 아마존 랭킹 7위인 컬러링 북 한 권의 월 매출이 4억 4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2019년과 2020년은 아마존에 이런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엄청난 물량으로 로우 컨텐츠 북을 출판하던 시기였습니다. 저도 이 2년 동안 2천여 권을 출판하고, 잘 나갈 때는 월 200만 원 정도의 괜찮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2천여 권의 종이바카라을 만들면서 아마존 출판을 위한 키워드 리서치와 내지·표지 디자인, 아마존 출판의 메커니즘을 익혔습니다. 지금 하는 일의 기술적인 토대는 전부 이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아마존의 철퇴를 맞다


로우 컨텐츠 북은 태생부터가 변태적인 장르였습니다.


아마존이 POD(주문형 인쇄)를 도입한 것은 소설이나 논픽션 같은 제대로 된 내용의 바카라을 많이 보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컬러링 북이나 감사저널, 표지만 달랑 붙인 줄 친 공바카라을 출판하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편승하면서 수많은 로우 컨텐츠 북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만 해도 하루에 출판할 수 있는 바카라 숫자에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일부 제작자들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하루에 수백 권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바카라의 주제와 상관없지만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를 넣기 시작하면서, 아마존에 어떤 키워드를 넣어도 엉뚱하게 로우 컨텐츠 북이 검색 결과 상위에 뜨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생태계 교란 때문이었는지, 2021년부터 아마존은 로우 컨텐츠 북을 올리는 작가들의 계정을 폐쇄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이유는 저작권 침해였는데, 백지에 줄을 친 공바카라에 저작권을 따진다는 건 참 웃기는 일이지요. 어쨌든 이 거대한 말살 정바카라의 여파로 제 계정도 닫혔습니다.


제 계정이 닫힌 이유는 제가 올린 플래너의 내지가 다른 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든 내지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편집 작업 캡처 화면을 보내고 수십 번 이메일을 보냈지만 결국 계정은 폐쇄되었습니다. 더 웃기는 건, 그러고 나서 아마존이 자기들의 착오였다며 계정을 다시 열어주었다가 다시 닫아버리는 과정이 두 번쯤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마존도 로우 컨텐츠 출판에 대해 명확한 정바카라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로우 컨텐츠 북에서 살아남은 분야는 컬러링 북입니다. 아마존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너무 좋은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4억 이상의 매출을 올려주는 바카라을 내리는 것은 아마존이 보기에도 아까울 겁니다. 지금도 아마존 페이퍼백 매출 랭킹 상위에는 항상 몇 권의 컬러링 북이 있습니다.


그러니 로우 컨텐츠 출판으로 성공하시려면 컬러링 북을 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지만, 이미지 생성 AI의 등장으로 이 시장도 과거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전문가 수준의 컬러링 북 내지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존 출판 대행의 시작, 그리고 검색량 40명


아마존 계정이 닫히고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 뭘 해야 하나.


한 가지는 확실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로 아마존 출판을 성공시키기는 어렵다는 것. 할 일 관리라는 주제로 바카라을 써도 무명 작가로 성공하기는 불가능하고, 스티븐 코비 급의 바카라을 쓸 능력도 없고.


그런데 아마존 출판 메커니즘과 표지·내지 디자인 스킬은 이미 손에 익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마존 출판 대행이었습니다. 내가 좋은 바카라을 쓸 능력은 없지만, 아마존에 바카라을 내고 싶어 하는 다른 작가들의 바카라을 만들어주자.


202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구글과 네이버에서 아마존 출판 관련 검색을 하면 대부분의 결과가 제 페이지로 채워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번에도 검색량 조사를 안 했던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마존 출판 대행"을 한 달에 검색하는 사람은 40명입니다. 키워드를 잘 골라 지난 4년을 보냈다면 지금쯤 몰디브에서 모히토 한 잔 하고 있었겠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결론이 조금 다르게 났습니다.


검색량이 40명이라는 건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40명이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 단어로 검색하지 않는다는 뜻이었습니다.


동화를 쓰신 분은 "아마존 출판 대행"을 검색하지 않습니다. "동화바카라 만들기"를 검색합니다. 소설을 쓰신 분은 "소설 쓰는 법"을 찾고, 자서전을 준비하시는 분은 "자비출판 비용"을 찾습니다. 자기 바카라을 해외에 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그 단어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일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제 서비스 이름을 검색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작가님들이 실제로 검색하는 자리에 가서 필요한 것을 먼저 알려드리는 쪽으로요.


동화바카라 만드는 법, 소설 목차 잡는 법, 원고를 영어로 옮길 때 문체가 사라지는 이유. 이런 글을 4년째 쓰고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검색해서 들어오셨던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키워드 조사 없이 시작한 비즈니스였지만, 없는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이미 있는 수요의 앞단으로 걸어가는 편이 낫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기억에 남는 작가님들


대박을 치지는 못했지만, 아마존 출판을 손쉽게 해결하면서 전문적인 퀄리티의 바카라을 만들기 원하시는 작가님들이 대부분 저에게 일을 맡기시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바카라을 만드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가님들을 소개합니다.


환경 비평 학술서 — 정선영 작가님

Eco-criticism 계열의 영미 작가들에 대한 바카라을 내시는 작가님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푹 빠졌던 소로도 포함된 여러 작가들에 대한 학술서적을 많이 출판하셨는데, 이분의 바카라을 만들 때는 마음이 흐뭇합니다. 제가 원했지만 환경과 용기 부족으로 가지 못했던 학자의 길을 꾸준하게 추구하시는 모습에 대한 부러움도 있고, 아마존 출판 대행이라는 역할로 간접적으로나마 학문의 전파에 기여한다는 뿌듯함 때문이겠지요.


한시 번역 및 주석 — 문세화 작가님

이분의 원고를 받아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카데믹한 배경을 가진 분이 아닌데, 웬만한 대학교수도 할 수 없는 김삿갓 시의 전문 번역을 하시고 기존 주석을 다 검토한 뒤 본인만의 주석을 다신 학적 깊이에 감탄했습니다. 이런 바카라은 국가 지원을 받아 출판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데, 자비출판으로 아마존에 내셨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쌩텍쥐페리 해설서와 동화 — 이명경 작가님

이 작가님의 동화바카라을 영어와 불어로 아마존에 출판해드렸을 때는 평범한 동화바카라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출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루에 200부가 팔렸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아마존 생태계는 정말 특이한 소재의 바카라도 팔리는 거대한 시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불문과를 졸업했지만 평생을 영어로 먹고 살았던 저에게, 이 작가님의 불어 동화와 불어로 된 쌩텍쥐페리 해설서를 편집하면서 불어를 배운 것이 전혀 소용없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루마니아 문화·역사 해설서 — 박정오 교수님

합치면 600페이지가 넘고 수백 개의 사진이 들어간 2권의 바카라을 편집하면서 엄청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이미지가 많은 바카라은 텍스트만 있는 바카라보다 작업량이 2~3배 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 바카라이기도 합니다. 출판 후에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고 하셔서 작가님을 만났는데, 20대 후반부터 오로지 학문에만 전념해 세계적인 루마니아학 전문가가 되셨다는 말씀을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바카라을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아마존 출판 대행의 좋은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년을 지나며


돌아보면 제 바카라으로 성공하겠다는 계획은 전부 실패했습니다. 노동법 가이드도, 할 일 관리 바카라도, 2천 권의 로우 컨텐츠 북도요.


그 실패들이 남긴 것이 지금의 기술입니다. 표지를 어떻게 만들어야 아마존에서 클릭되는지, 키워드를 어떻게 넣어야 검색에 걸리는지, 어떤 파일 규격이 반려되지 않는지. 제 바카라을 팔려고 익힌 것들을 지금은 다른 작가님들의 바카라에 쓰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4년을 들여 쓴 원고가 한국어라는 이유로 5천만 명 안에 머무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옮기면 읽을 수 있는 사람이 15억 명이 됩니다. 그 일을 대신 해드리는 것이 지금 제가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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