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찾아왔다
가난이 목까지 차올랐던
홀어머니와 삼 남매에게
첫 양복점을 시작했던
엄마의 희망이 쇼윈도에 반짝이던 밤.
그날 까만 밤하늘에서
하얗게 흩날리던 눈송이들은
쇼윈도 불빛에 희망처럼 빛났었지
잘 웃지도 재잘대지도 못한
가난에 수줍은 어린 나조차
강아지 마냥 팔짝팔짝
두 팔을 벌리고 설레는 행복을 껴안았다
첫눈이란 그런 거다
가난조차
슬픔조차
외로움조차
슬쩍 하얗게 덮어 잠시 설레도 되는.
언제 왔다 갔는지 모를
산타의 발자국 같은
그래서 품에 폭 안기지 않을걸 알지만
기대해도 되는 유일한 작은 선물
설레도 되고
곧 녹아 실망해도
내년에 그다음 해에 계속 찾아와 줄
그런 소망 같은 것
그것이 왔다
올해도 변함없이
첫눈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