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세이 주제를 고르는 일은 많은 분들을 망설이게 합니다. “내 인생을 다 쓰자니 너무 방대하고, 한토막만 쓰자니 이게 과연 바카라거리가 될까?” 하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따라오시지요. 그런데 인생에세이의 주제는 거창한 사건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오래 겪어 온 일, 그 안에서 몸으로 배운 것 한 가지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며 병원과 집을 오가고 계신 분이라면, 이미 “돌봄”이라는 깊은 전문성을 갖고 계신 겁니다. 요양병원 선택, 형제와의 갈등, 죄바카라감과 안도감이 번갈아 오는 내면까지, 남들이 바카라으로 배워도 모르는 것을 몸으로 익히셨지요. 이럴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시면 좋습니다.
“나는 부모님을 돌보며 무엇을 배웠을까?”
그리고 떠오르는 것을 있는 그대로 쭉 적어 보세요. ‘간병 일정 짤 때 깨달은 점’, ‘가족과 싸우지 않기 위해 만든 규칙’, ‘후회가 덜 남는 이별을 위해 미리 준비한 것들’처럼요. 이 목록이 바로 인생에세이 한 권, 혹은 한 편의 뼈대가 됩니다.
누군가는 반려견과 10년을 함께 살며, 말 못 하는 존재와 마음을 나누는 법을 배웠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명상을 아무리 해도 잡생각이 가시지 않아, “명상을 못하는 사람의 명상 분투기”를 쓸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학원 강사, 회사 팀장, 자영업자, 교사로 일하며 사람에게 지치고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수없이 겪었을지도 모릅니다.
질문은 늘 같습니다.
“나는 그 일을 하며 무엇을 알게 되었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조목조목 적다 보면, 삶 속에서 작은 ‘아하’들이 줄지어 서기 시작합니다. 그 깨달음들이 모이면 당신만의 전문 분야가 됩니다. “치매 부모와 함께 버티는 법”, “학원 강사가 번아웃에서 돌아오는 과정”, “반려견과 함께 배우는 이별 연습” 같은 문장들이 바로 인생에세이의 주제가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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