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바카라을 읽던 때가 있었다. 읽는 재미에 푹 빠져 밤을 새우기도 했다. 바카라을 읽다가 다른 일을 못할 때도 있었고 어디를 나서기보다 조용히 바카라을 읽는 것이 더 재미있을 때가 있었다. 어떤 장르라도 가리지 않고 즐겨 읽던 시절에는 나이가 들어도 바카라을 읽으며 살아갈 줄 알았다.
조금씩 줄어들던 바카라 읽는 시간은 이별이라도 하듯 바카라을 멀리하게 되었다. 다양하게 많은 바카라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기억 속에 남아있는 바카라이 없다. 무엇을 읽었는지 그저 읽는 행위만 기억할 뿐 내용은 사라지고 없다. 바카라을 읽으며 인생 바카라 한 권쯤 남을 법도 한데 그것도 없다.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남들이 이야기하면 그제야 바카라의 제목과 내용을 기억해 낸다.
요즘은 오랜 시간 바카라을 읽기도 힘들다. 종이로 된 바카라은 더더욱 읽는 횟수가 줄어들고 그나마 전자바카라이라도 읽는 것이 다행이지만, 눈의 피로가 상당하다. 바카라 읽기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다. 모든 방해 요소는 휴대폰 안에 다 들어있는 듯하다. 휴대폰이 없으면 바카라을 많이 읽게 될까? 바카라도 휴대폰으로 읽는 세상이니 휴대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커피 대신 우유 한 잔을 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글을 쓰고자 하면서 바카라을 읽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다. 반성하면서도 바카라 읽기 실천이 되지 않는다. 읽고 싶은 욕심은 많아서 읽겠다고 쌓아둔 바카라은 많다. 읽지도 않으면서 바카라은 사고 또 산다.
열렬하게 바카라을 읽던 시절에는 바카라을 다 살 수 없어서 도서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바카라을 대여해서 쌓아두면 기분이 좋았다. 든든함이 느껴져서 행복했었다. 요즘은 기간 안에 다 읽지 못해서 연장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저 읽고 싶은 욕심일 뿐이다.
그래도, 바카라을 읽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그 마음마저 사라졌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바카라 읽기 좋은 때는 언제일까? 바카라 읽기에도 때가 있을까? 읽고 싶을 때, 읽어야 할 때 바로 그때가 바카라 읽기에 좋은 때가 아닐까.
읽고 싶은 욕심만 키우지 말고 읽는 시간을 키우자. 사고 또 사서 쌓아두지 말고 쌓여 있는 바카라부터 읽자. 나는 지금 바카라을 읽고 싶다, 바로 지금이 바카라 읽기 좋은 때다. 한 권의 바카라을 골라보자. 좋은 계절 가을이다. @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