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4개월차, 무엇이 날 힘들게 하는가

학생과 온라인 게임인의 차이

by히천

학생에서 온라인 게임인으로 신분이 바뀐지 어느덧 4달 정도 됐다. 이번 글에서는 신입사원으로서 체감하는 학생과 온라인 게임인의 차이를 적어보고자 한다. 무엇이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하는지에 대해서 적은 글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1) 선생님/교수님들과 달리 회사 직원들에겐 나를 가르쳐줄 의무가 없다.

지금은 회사에 좀 적응이 되어 많이 나아졌지만, 입사 2개월차까지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입사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했다. '회사에서 쓰는 용어나 진행 중인 업무에 대해 잘 모르고 그게 당연한 거니까 충분히 교육을 진행해 주겠지?'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내가 느끼기에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회의를 하고 일을 시키니 '내가 모르는 게 비정상인가?' 혹은 '왜 이렇게 온보딩 절차가 부실하지?' 같은 생각들을 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학생 때의 마음가짐에 멈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내가 만났던 선생님/교수님들과 다르게, 회사의 직원들은 날 가르쳐주는 것이 1순위가 아니다. 그들의 1순위는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그런 그들이 나를 가르쳐준다는 건 물론 장기적으로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본인 업무할 시간을 뺏기는 구조였던 것이다.


회사를 여러 개 다녀본 게 아니라서 온보딩 절차가 부족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당한 눈치와 능동적인 질문을 통해 주어진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도 신입사원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라고 지금은 생각한다. 다만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자의적인 해석보다는 주위에 물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간 일을 두번 세번 해야 할 수 있다...


2) 또래 집단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의사소통해야 한다.

현재 내가 주로 업무를 하고 있는 팀의 경우엔 50대 임원 분, 그리고 40대 과장님들 이렇게 인원 구성이 되어 있다. 물론 그 분들이 잘해주시지만 나이와 직급의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눈치를 보게 되고, 세대 차이로 인해 적절한 대화 주제를 찾기가 쉽지 않다. 소위 말하는 '슬롯 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금요일에 퇴근하고 대학교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오랜만에 또래 집단에 속해서 노니까 정말 즐거웠다. 이런 부분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는 것 같다.. 회사를 다닌다면 계속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야 할 텐데,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받으면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를 찾아야겠다.


3) 약점 개선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가 명확하지 않다. 사실 약점을 파악하는 것부터 어렵다.

학생일 때는 약점 파악 및 개선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문제를 풀거나 시험을 보면 틀리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내가 약한 개념이나 문제 유형을 알 수 있었다. 또 공부 방법의 경우에도 정보가 정말 많았기 때문에, 여러 방법 중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됐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인이 되니 녹록치 않다. 우선 명확한 평가 기준이 없다 보니, 약점을 파악하는 것부터 어렵다고 느껴진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 공부를 잘한다'였던 학생 때와는 아예 다르다. 업무를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 슬롯생활을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느낌이다.

어렵게 약점을 파악한다 해도,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2차 고민에 빠진다. 주변인의 도움을 받는 건 뭔가 부끄럽고, 그렇다고 나 혼자 고민한다 해서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뭐든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은 앞으로도 날 괴롭힐 것 같다.




쓰다 보니 약간 푸념처럼 됐는데, 하지만 누가 "그래서 지금 상태가 어떤데?"라고 묻는다면, "조금 힘들긴 한데 다들 이 정도는 힘들지 않을까?"라고 답할 것 같다. 학생에서 온라인 게임인으로의 갑작스러운 역할 변화에 아직 적응이 덜 되었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고, 연차가 쌓임에 따라 점점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매일같이 출근하는 온라인 게임인 분들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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