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사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까?

스타벅스라는 상징성의 균열

byMaven

어제 하루 종일 SNS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의 5/18 이벤트였는데요.


하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5/18’, ‘바카라상에 탁!’이라는 요소가 결합되면서 확산됐습니다.

‘탱크’는 5·18 당시 군사 진압 이미지를, ‘바카라상에 탁’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죠.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날 사과문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담긴 마케팅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오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를 앞장섰던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 : 연합뉴스)


그런데 이미 SNS 상에서는 '불매'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하네요.

스타벅스코리아의 '불매' 움직임, 과연 장기적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까요?


과거 사례를 통해 몇가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어제 이 얘기를 들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일본 불매" 운동이었습니다.

일본과 마찰이 있을 때마다 간혹 불매 운동이 있기는 했지만,

가장 크게 발발했던 건 2019년 7월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등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면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이른바 '노재팬(No Japan) 운동'이 아주 뜨겁게 일어났었죠.


그런데 당시 전개 양상을 떠올려 보면

불매 운동의 확산과 함께 실제 일본 기업들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은 궁극적인 이유는

(제 생각입니다만) 일본 불매를 강하게 외쳤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일본 제품을 사기 꺼려하고 일본여행을 잠시 가지 않게 되는,

이른 바 "슬롯적 위축 소비(동조 현상화 타인의 시선 인식)"가 대중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일부 적극적 참여층(Hardcore)의 행동에서 머물지 않고

소극적/동조적 위축층(Silent Majority)에게까지 불길이 번진 것이죠.

"No Japan"이 슬롯 전반의 올바른 집단 행동, 지성과 인식인 것으로 분위기가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의 경우는 어떨까요?

스타벅스는 대중적으로 광범위하게 소비되는 제품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1위를 공고하게 만드는 '상징성'이 있는 브랜드입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다니는 게 아직은 멋스럽지 않나요?

스타벅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게 왠지 그럴싸해 보이지는 않나요?


그런데 그 상징성이 흔들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타벅스를 불매하고자 하는 것 까지는 아닌데,.. 왠지 들고 거리를 나가는 게 꺼려진다면?



이런 슬롯적 위축 소비, 그러니까 동조 현상이 커지는 지를 보는 게

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될 것 같습니다.





불매 운동이 확산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① 브랜드가 정서적 상처의 직접 주체로 인식될 것
② 대체재가 충분할 것
③ 시간이 지나도 돌아갈 만큼의 압도적 기능 우위가 없을 것


스타벅스는 어떨까요? 스타벅스는 ①에 상당 부분 해당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논란이 단순 제품 불만이 아니라 5·18이라는 역사적 기억과 연결되었기 때문입니다.


②도 카테고리 측면에서만 보면, 커피가 생필품은 아니니까 대체제가 없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③과 연결해서 보면 약간 애매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무조건 '상징성'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분명 스타벅스 커피 맛에 호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만큼의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마실 만큼의 제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수요층이 많다면 불길을 꺼집니다.


2019년 거세게 일었던 일본 불매운동은 일본여행, 일본맥주, 일본패션, 일본자동차, 일본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폭넓게 광범위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소비는 모두 회복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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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는 2018년 7,830만 달러에서 2020년 566만 달러까지 떨어졌지만, 2025년에는 7,915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유니클로도 2018년 1조 3,781억 원 매출에서 2020년 5,824억 원까지 하락했지만, 2025 회계연도에는 1조 3,524억 원까지 회복했습니다. 일본 여행 역시 2025년 한국인 방문객이 945만 9,6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DHC처럼 브랜드가 직접 혐한 발언 논란과 연결된 경우에는 회복이 어려웠습니다. DHC코리아는 2019년 불매 이후 논란이 이어졌고 결국 한국 사업을 종료했습니다. 닛산·인피니티도 불매, 판매 부진, 글로벌 전략 변화가 겹치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물론 닛산 사례를 불매만으로 설명하면 과도하지만, 타 카테고리 대비 상대적으로 약한 브랜드 지위와 외부 충격이 겹치면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부 참고할 만한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국내 위상을 굳이 일본 불매운동의 다양한 품목들과 비교해 보면 일본 맥주나 일본 여행 등 상위 인기 품목에 버금가기는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해외여행객들의 1위 국가는 예나 지금이나 단연 일본이었고, 비중으로 치면 30% 내외를 왔다갔다 합니다. 2019년에 일본 불매운동이 터졌을 때 여행사에서는 대체 여행지를 홍보했었는데 실제 결과로 보면 일본 여행에 갈 돈을 다른 나라에 쓴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행을 미루는 경우는 있어도요. 물론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모두 수포로 돌아갔지만요.


국내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 브랜드는 매출면에서나 인지도, 이용률 측면에서 단연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5년 스타벅스코리아 매출은 3조 2,380억 원 수준)


그런데 최근 커피 시장 트렌드를 보면 경제 악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를 선호하는 경향도 점점 강해지고 있고,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골목상권의 개인 자영업자 커피숍에 대한 이용이나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조건 프랜차이즈 커피만 선호하는 시대는 아니라는 것이죠.


스타벅스 커피의 상징적인 이미지는 인식 상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그 상징성 때문에 반드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다, 혹은 마시고 싶다라는 이용 행태는 줄어들고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상징성을 공고히 해주는 기존 203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말이죠.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를 들고 다니는 행위의 의미"가 흔들린 사건으로 연결 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오랫동안 "보이는 소비"의 대표 주자였죠.

초록색 로고가 찍힌 컵을 들고 다니는 것, 텀블러를 쓰는 것, 프리퀀시 굿즈를 받는 것은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세계에 참여하는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논란 이후 그 가시성은 일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브랜드 자산은 강할수록 위기 때 더 크게 흔들립니다.

브랜드 연상은 한 번 오염되면 매출보다 오래 남게 되고,

상징 소비 브랜드는 소비자의 자아 표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처도 더 강하게 받습니다.


물론 한 두달만 지나도 모두에게 잊혀지는 이슈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데이터 분석가라면 이쯤에서 어떤 지표를 모니터링해야 할까요?

SNS 데이터를 긁어 모아서 반응을 살핀다면 어떤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봐야 할까요?


또 단기적, 장기적 브랜드 위상과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데이터를 봐야 할까요?


이런 생각들을 훈련하면 데이터 분석 연습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불매가 장기화되는지는 분노의 크기보다,

그 브랜드를 소비하는 일이 슬롯적으로 얼마나 불편해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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