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그간 몸 건강히 안녕하셨는지요.코로나로 세상이 온통 멈춘듯한 시간을 보내고있는 이때,어머님의일상은어떠하신지걱정부터 앞서갑니다.한국시간으로 오늘 어버이의 날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오늘 같은 날 가슴에카네이션이라도 정성스럽게달아 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마음만 가지고 가는 불효의 행동이오늘따라 더욱더 무겁기만 합니다.
지금쯤 한국의 오월도풍성하게 피어난 꽃들로한층 더 풍요로운 세상을맞이하고있겠지요. 이곳도 길고 긴인내의겨울이라는터널을 벗어나계절의흔적위에는 이름 모를 꽃까지 합세하여더욱더 활기가넘쳐나는 봄날을 맞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머니와 같은 하늘 아래 머물러 서 있지 못한 까닭에성숙한 봄을느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생 늙지 않으시고 불사조처럼 어머님의 젊은 날 모습으로 영원히 머물러 계실 것이라 믿었던 신념마저도안타깝게 깨져가고 있습니다. 세월의 탓으로 원망하기에는 먼길을 이미 걸어온 것 같습니다. 잡아두고 싶었던 세월은 야속하게도 흐름에멈추거나 뒷걸음치는 일이 없어 잡아 둘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어머님에게 안부를 묻고자 편지를써내려 가는 도중에도 혹시노쇠한 시력으로아들의 편지를읽어 내려갈 수 있을는지사뭇 걱정이 앞서갑니다.
어머님! 새하얀도화지에 위에그려 놓은 카네이션을 가위로 오려내 만든 어설픈 모양의카네이션을 혹시기억하시는지요? 그런 저의 행동을 보시고 흐뭇해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이 아직도생생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머님! 이름 모를 풀벌레의 울음소리까지도 기억하고 또 그리워하는 여린 감성까지도 들추어내고싶은 것을 보면 저도 어쩔 수 없이 어머니처럼 나이를 먹어가고 있나 봅니다. 지나간 소중한 추억을 되돌려 올 수는 없지만 생각 끝에 머문 그날이 지금 너무나 사무치게 그립고 그립기만 합니다. 어머님! 불효의 자식은 어느덧 쉬흔이 훨씬 넘은 어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자식의 행동과 마음을 감정으로 읽어 가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때론 자식을 향한 서운함과 노염이 들 때마다어머니의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가 평온의 마음을 되찾곤 합니다.
어머님! 저는 아직도 어머님에게 무엇 하나 흔쾌하게 행할 수 없는 마음만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불효의 마음은 또 성의 없는 하루를 떠나보내려 하고 있습니다.
어머님!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이내 멈추어 섰습니다. 어머님의 그 크신 사랑만큼이나 높고 투명하기만 한 하늘을 한없이 올려다보았습니다. 바로 어머님의 하늘이었습니다. 어머님! 그 은혜 그 크신 사랑 고이고이 가슴에 안고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