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중고바카라을 선물하는 이유

오늘도 중고바카라을 삽니다

by변대원

저는 중고바카라 사는 걸 좋아합니다.

바카라에 특별한 하자만 없다면 우선 중고바카라부터 찾아보곤 합니다.

중고바카라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가격입니다. 바카라의 특성상 누군가 한번 읽었다고 해서 내가 보는데 불편한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때로 밑줄을 그어놓는 경우에도 '아, 이전에 읽은 사람은 여기가 좋았구나'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저대로 제가 좋았던 부분을 따로 체크하고 나만의 표시를 하면 됩니다.


두 번째로 중고바카라이 좋은 이유는 누군가에게는 필요 없는 바카라이지만, 나에게는 가치 있는 바카라이 되는 경우 뭔가 더 뿌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작년에 다른 바카라 사면서 700원에 구입했던 오래된 바카라이 있었는데, 저는 올해 그 바카라을 필사할 정도로 즐겁게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한번 하게 되면 이후로도 종종 이왕에 배송비가 드는 경우 같은 중고서점에서 나에게 필요한 바카라을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요.

더구나 이미 읽고 좋았던 바카라인데 중고서점에서 싸게 팔면 이미 소장하고 있지만 또 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가지고 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겁니다.

언뜻 중고바카라을 선물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생각들 수 있지만, 실제로 바카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새바카라이든 중고바카라이든 크게 가리지 않는 편이고, 중고바카라이라고 하더라도 상태가 좋은 바카라도 많기 때문에 깨끗하게 포장해서 미리 중고바카라이라고 말하고 선물하면 부담 없으면서도 마음을 전하거나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 좋습니다.


세 번째로 중고바카라이 좋은 이유는 바카라을 막(?) 읽기 좋다는 겁니다. 막 읽는다는 건 부담 없이 대충 읽거나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접거나 밑줄 치기 좋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뭐 새바카라이든 헌바카라이든 상관없이 저만의 방식으로 밑줄치고 접고 메모하면서 읽지만, 처음에는 저도 새바카라에 뭔가 접거나 표시하는 게 조금 부담스러운 시절도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그 당시에는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중고바카라은 그런 부담이 없어서 좀 더 바카라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게 도와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바카라이 품절되어서 중고바카라밖에 없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경우라면 더더욱 바카라이 비싸지 않을 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실제로 저는 정가의 반값에 산 품절된 중고바카라이 나중에는 몇만 원까지 중고가격이 올라가는 경우도 생기곤 했습니다. 파는 사람은 없고 새바카라으로도 없으니 당연하겠지요. 그런 경우에도 왠지 더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겠지요.


저는 월평균 2-30권 정도의 바카라을 사는데, 그중에 중고바카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바카라을 많이 읽다 보면 신간으로 읽어야 하는 바카라보다 이미 나와있는 좋은 바카라을 새롭게 발견해서 읽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도서관이나 전자바카라으로 이미 읽은 바카라 중에서 소장하고 싶은 바카라을 다시 읽으려고 구입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한 작가에 꽂혀서 그 작가가 이전에 출간한 바카라을 연이어 사서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읽고 싶은 바카라들을 고르다 보니 11권이 되었네요.

이렇게 저의 중고바카라 사랑은 오늘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