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백지은 >
오규원의 시는 초기 · 중기 · 후기로 접어들면서 ‘세계-내-존재’의 인식 체계가 ‘세계에로의 존재’, 즉 지각의 세계로 확장된다. 이러한 관점의 확대는 인식(정신)의 세계와 지각(몸)의 세계가 하나라는 일원론적 관점으로 심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주체를 소거하거나 해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체를 객관화하고 타자를 객체화함으로써 주체의 주체화된 상태, 즉 헤겔의 용어를 빌리면 ‘즉자 대자(卽自 對自)’로서의 주체화 상태를 의미한다. 오규원은 후기 시에 현상적인 ‘날이미지’에서 존재론적 유의미를 발견하는데, ‘죽음’에 관한 인식마저도 ‘날이미지’ 차원에서 수용하고 있다.
7월 31일이 가고 다음날인
7월 32일이 왔다
7월 32일이 와서는 가지 않고
족두리꽃이 피고
그다음 날인 33일이 오고
와서는 가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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