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단상 10

<성장기 이야기 하나>

by새하얀흑장미 알랭들롱 렌

<성장기 이야기 하나>

당시 한반도는 전란을 피한 평화적 시기이고 무엇을 하든 옳게 장기(長期) 노력하면 거의 다 잘 되는 시대이었다. 평강하고 매우 안온(安穩)한 시절에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당시엔 그 고마움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아쉽고도 아쉬운 대목이다. 어찌 내가 그리도 미련했는지 정말 부끄럽고 창피하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성장기엔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것만도 아니다. 빈한한 가정출신이지만 잘된 친구들도 매우 많기 때문이다. 성장기라 몰라서 정신적으로는 행복했지만, 사실은 매우 불안한 나의 시절이었다.

한편 고등학교 도덕교사로 재직 중에 대학원을 두 군데 석사로 졸업하여 학업에 대한 큰 미련은 없다. 전공은 철학이고 철학교육으로 석사를 두 곳에서 마쳤다. 시골 밀양에 근무할 적에 그곳에서 1년 후 마침 한학서당이 생겨 사서(四書)도 나름 통독했다. 실력이 넘치는 한학선생을 만나 주 5일로 저녁마다 두 시간 강의로 대략 5년을 다녔다. 사서통독 중에 시경과 서경과 주역도 곁들여 들었다. 그만큼 실력이 넘치는 스승이었다. 초등과정인 4년제 보통학교만 마치고 아동기부터 한학만 공부한 안동 퇴계학파의 순수 마지막 세대라고 하였다. 그때 그분의 연세가 예순 초반으로 실력도 실력이지만 훈장으로서 매우 중요한 건강과 체격과 목소리가 같은 그분의 세대에서는 압권이었다. 알토와 바리톤이 적절한 무게감이 있는 성량으로 체급도 헤비급으로 시력도 좋아 안경을 쓰지 않았다. 가성비가 있게 훈장을 매우 잘 만난 편이다. 본받을 만한 건강미와 힘이 넘치는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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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적 극미남 알랭들롱처럼 화려하면서도 슬픈 이야기입니다. 神(God)이 점지한 뭇여성들의 연인이었으나 시궁창에 홀로 핀 흑장미 마냥 빛도 없이 차가운 여명으로만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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