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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배우는 삶

단풍보다 먼저 오른 길

by이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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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보다 먼저 오른 길

이병희

산을 오르는 즐거움은 언제나 넷이 함께할 때 더해진다.
경자와 내가 선두에서 길을 열고, 순례와 정란 언니가 뒤를 따르던 익숙한 산행. 이번에는 선두와 후미가 바뀌었다. 걷는 순서는 달라졌지만, 함께 걷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내장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내장사를 지나 까치봉삼거리와 신선봉에 올랐다. 다시 까치봉삼거리로 내려와 내장사의 이모저모를 둘러보고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내장산 특유의 곱고 화려한 단풍을 기대했지만, 아직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산을 걷다 문득 단풍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나무에게 단풍은 단순히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는 일이 아니다. 한 해를 살아낸 나무가 다가올 겨울을 견디기 위해 잎을 정리하고, 다음 생을 준비하는 치열한 과정이다.
우리는 그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어쩌면 인생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 해를 열심히 살아내고, 때로는 무언가를 내려놓으며, 다가올 시간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모습도 저마다의 빛깔로 물들어 가는 단풍을 닮았다.
결국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치열하게 살아낸 시간이, 저마다의 빛깔로 피어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리라.

오늘을 충실히 살아내고, 다가올 시간을 정성껏 준비한다면, 언젠가 우리에게도, "가장 황홀한 빛깔로"
물드는 날이 오겠지.
단풍보다 먼저 오른 길에서, 나는 나무의 계절을 보았고, 우리의 인생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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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이야기가 아닙니다.잠시걸음을 멈춘 순간,계절이 스며든자리,말없이 다가온 풍경 앞에서 마음을 담아 기록했습니다 저의 시와 산행기에 작가님들의 마음에도 조용히 스며들기를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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