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상이 평화롭기를 내가 없는 행복 어제는 마주 앉은 남편이 나 아닌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나하나 나와는 너무도 달라 내 속을 힘들게 하던 당신이, 내가 된 것은 나의 확장이었다. '당신과 나'는 사라지고, '우리'라는 관계만 남았을 때 나에게로 향하던 상처의 말도 비난의 눈초리도 받을 대상이 없어 머뭇거리다 사라지고 당신에게 향하던 원망도 미움도 그래서 결국엔 더 크게 상처 줬던 못난 말들도 목적지를 잃어 생기를 잃고 녹아 없어졌다. 내가 아니라 우리, 우리가 평화롭기를. 내가 아니라 나의 세상, 나의 세상이 행복하기를. 나를 찍고, 나만 살피던 사진기가 바다와 노을과 당신을 향한다. 저기 저 사진에 보이는 여인을 이제는 좀 더 놓아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싸고 만만하게 다루던 몸과 손가락 마디가 내 것이 아닌 듯 소중하게 다가온다. 부족하다 못났다 다그쳤던 내가 멀리 보니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