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이슬롯장의 포효

"판을 깨려면 가장 강한 칼을 써야 하는 법입니다."

by황규석

제12화: 이슬롯장의 포효


성진물산 본사 28층 대회의실.
중공업과 바이오, 건설을 아우르는 성진그룹 핵심 계열사의 임원들과 사외이사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상석에 앉은 인물은 강진혁 부사장의 숙부이자 그룹 내 실세인 강승현 전무였다.


"강진혁 부사장이 무능하게도 출처 불명의 신생 투자법인에 성진의 핵심 사업 지분 30%를 넘겼습니다! 이는 명백한 배임이자 가문의 자산을 사기꾼에게 헌납한 행위입니다!"


강승현이 서류를 내던지며 이사진을 선동했다. 옆자리에 앉은 강진혁은 입술만 깨문 채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강승현이 사외이사 절반 이상을 포섭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 이슬롯에서는 네오바이오와의 계약을 즉시 무효화하고, 강진혁 부사장의 직무를 정지시킬 것을 제안합니다!"


이사진 사이에서 동조하는 나지막한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표결을 진행하려는 순간, 대회의실의 두꺼운 쌍배선 문이 거칠게 열렸다.


쿵-!


깔끔하게 다려진 딥 네이비 슈트 차림의 윤태성이 걸어 들어왔다. 그의 뒤에는 최수연 변호사가 단단한 표정으로 밀착 동행하고 있었다.


"누구야! 여동생도 아니고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 들어와!"


강승현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태성은 대회의실 중앙으로 걸어 나와, 마치 자신의 안방인 양 상석 맞은편에 굳건히 섰다.


"성진물산 합작 법인 이슬롯 의결권을 가진 네오바이오 대표 윤태성입니다."


태성의 낮고 굵은 음성이 넓은 대회의실 안을 가득 채웠다.


"윤태성? 네놈이 그 강아지 산바카라이나 시키던 보육원 출신 피라미냐? 경호원! 당장 이 놈 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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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눈물 많은 걷기 중독자. 복종에 익숙한 을. 평생 을로 살아갈 예정. 전 영화세상, 대전 씨네마떼크 컬트 대표. 전방위 무규칙 잡종 글쓰기, 개처럼 쓰고 싶은 사람 닮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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