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나폴레옹 때 만들어져 무려 200년 간 전통을 유지해온 ‘프랑스판 수능’ 바칼로레아(Bac). 시험문제 자체가 슬롯적 이슈가 되어 시험이 끝난 후 각 언론매체나 슬롯단체들은 유명인사와 일반 시민들을 모아놓고 각종 토론회를 열 정도로 국민적 관심사가 되기도 합니다. ‘15년도에는 외국어 과목에 한국어가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생각을 쓰는 시험 바칼로레아에 대해 알아봅니다.
대학 진학을 위해 봐야 하는 시험, 수능.
수능에 대해 여러분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혹은, 주입식 교육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수능에 대한 각기 다른 주장이 나올 때면 어김없이 거론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 수능 ‘바칼로레아’입니다.
바칼로레아 역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치러지는 시험입니다. 다만, 한국의 수능과 다른 점은 복잡한 지문이 없고 짧은 한 문장으로 된 철학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철학 문제는 주로 그 시대의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문제를 보면 역사를 알 수 있는 셈입니다. 1989년 중국 천안문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는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가?’라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2006년 이민자 폭동이 슬롯적 문제가 되자 ‘특정한 문화의 가치를 보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정치인 탈세와 온갖 비리가 부각되었던 2013년에는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도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위의 문제들은 그 해 바칼로레아에 제시된 질문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즉, 철학 문제가 하나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질문은 총 세 개가 제시되고 수험생은 그중 하나를 골라 4시간 동안 답을 작성합니다. 철학 과목을 포함한 15개 과목 모두 주관식 논술로 객관식은 하나도 없습니다. 바칼로레아는 단 하루에 끝나는 수능과 달리 일주일간 진행되며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이면 시험에 통화하게 됩니다. 통과한 학생들은 점수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국공립대학에 입할 할 수 있습니다. 10점 이상 합격자는 수험생의 80% 이상, 응시자 다섯 명 중 네 명이 합격한다고 합니다.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들에게는 재시험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못하는 학생을 가려내고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학생을 합격시켜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칼로레아의 목적인 겁니다.
바칼로레아가 있는 날 풍경은 수능 날 모습과 매우 다릅니다. 수능을 치는 친구 혹은 자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학교 앞에 서있는 것과 달리 프랑스 국민들은 시험이 끝난 후 철학 문제가 공개되기만을 기다립니다. 철학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기 위해서 말이죠. 정치인들은 TV에 출연해 바칼로레아 문제에 대한 본인의 답안을 발표하기도 하며. 학자와 시민들은 빈 강당에 모여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자발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것이죠. 그렇게 매년 프랑스 국민들은 ‘문제’에 대한 ‘답’을 함께 생각하며 찾고 있습니다.
아래는 바칼로레아 문제로 알려진 질문들입니다. 몇 개를 골라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생각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Q1-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Q2-꿈은 필요한가?
Q3-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Q4-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Q5-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Q6-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Q7-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Q8-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Q9-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Q10-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Q11-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Q1-우리가 하고 있는 말에는 우리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것만이 담기는가?
Q2-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Q3-철학자는 과학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Q4-역사가는 객관적일 수 있는가?
Q5-역사학자가 기억력만 의존해도 좋은가?
Q6-역사는 인간에게 오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오는 것인가?
Q7-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
Q8-재화만이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Q9-인문학은 인간을 예견 가능한 존재로 파악하는가?
Q10-인류가 한 가지 언어만을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Q1-예술 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Q2-예술 없이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가?
Q3-예술 작품의 복재는 그 작품에 해를 끼치는 일인가?
Q4-예술 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Q5-예술이 인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Q1-생물학적 지식은 일체의 유기체를 기계로만 여기기를 요구하는가?
Q2-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Q3-계산, 그것은 사유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Q4-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
Q5-오류는 진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Q6-이론의 가치는 실제적 효용가치에 따라 가늠되는가?
Q7-과학의 용도는 어디에 있는가?
Q8-현실이 수학적 법칙에 따른다고 할 수 있는가?
Q9-기술이 인간 조건을 바꿀 수 있는가?
Q10-지식은 종교적인 것이든 비종교적인 것이든 일체의 믿음을 배제하는가?
Q11-자연을 모델로 삼는 것이 어느 분야에서 가장 적합한가?
Q1-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Q2-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Q3-법에 복종하지 않는 행동도 이성적인 행동일 수 있을까?
Q4-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Q5-의무를 다하지 않고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
Q6-노동은 욕구 충족의 수단에 불구한가?
Q7- 정의의 요구와 자유의 요구는 구별될 수 있는가?
Q8-노동은 도덕적 가치를 지니는가?
Q9-자유를 두려워해야 하나?
Q10-유토피아는 한낱 꿈일 뿐인가?
Q11-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Q12-어디에서 정신의 자유를 알아차릴 수 있나?
Q13-권력 남용은 불가피한 것인가?
Q14-다름은 곧 불평등을 의미하는 것인가?
Q15-노동은 종속적일 따름인가?
Q16-평화와 불의가 함께 갈 수 있나?
Q1-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뜻하는가?
Q2-우리는 좋다고 하는 것만을 바라는가?
Q3-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Q4-무엇을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하는가?
Q5-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것에도 가치가 존재하는가?
Q6-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말해 주는가?
Q7-우리는 정념을 찬양할 수 있는가?
Q8-종교적 믿음을 가지는 것은 이성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Q9-정열은 우리의 의무 이행을 방해하는가?
Q10-진실에 저항할 수 있는가?
Q11-진리가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 진리 대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환상을 좇아도 좋은가?
[참고기사]
국민일보, “프랑스 부럽다” 정답 쓰는 한국 수능, 생각 쓰는 바칼로레아, 2014.11.10.
탑스타뉴스, 비정상회담이 던진 사교육 문제점과 바칼로레아 질문 64가지, 201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