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너머에 <beyond that> Watercolor, gouache on paper 2024 - 회색늑대들도 검은 개들도 반기지 않는 회색 여우가 있었어. 비 내리는 길고 좁은 겨울의 굴다리를 지나서 걷고 또 걷다보니 거칠어진 발바닥 사이로 보드랍고 여린 풀들이 눈인사를 하고 아카시아 꽃들은 봄 바람과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했지. 노랗고 달콤한 아카시아 향이 콧 속을 마구 간지럽히자 회색 여우는 까만 코를 파란 하늘 위로 들어올렸어. '사랑받지 않아서 행복할 수 있어.' 회색여우의 콧노래가 저 멀리 다가오는 먹구름을 밀어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