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압축된 상태로 빡빡하게 정신없이 비바람 휘몰아치듯 삶을 살다보니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보다 십 년쯤 앞선 분들 이야기도 잘 이해하는 편이라고 느낀다. 김창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분이 왜 이렇게 롱런하는지 느끼게 됐다.
정작 강사로 서 있는 자신도 힘들고 지치고 괴로운 순간이 많고, 그런 나 자신에게 애써 들려주는 좋은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내 현실이 힘드니까 더 재미있는 사람처럼 과장하기도 하고, 없는 에너지도 끌어올려 보고, 감사하기도 하면서 울리고 웃기고 들었다 놨다 하는데 강제로 확 잡아서 끌어당기는 모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잔잔히 흘러간다.
그 누구에게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자기 안에서 꺼내서 펼쳐놓고, 혹시 이해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다채롭게 들어서 보여준다. 너무 잘 표현했다고 느낄 정도로 생생해서 잊을 수가 없다.
육체노동자의 고단한 삶이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는 것밖에 안 되었는지 이 분 강연 속 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듣고 알았다.
어릴 때 내내 수 없이 봐오던 분들인데, 당연히 그 때는 이해를 못했고 여전히 알 도리도 없는 채로 시간만 보내며 살고 있는데 이제서야 알았다.
그래서 그러셨던거구나, 생각없이 사는 게 아니라 겨를이 없이 너무 지치고 힘들었던거구나. 육체노동자가 하루 하루를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다면, 어딘가의 소수는 쾌적하고 윤택한 시간들을 운동하고 즐기고 온갖 좋은 것들을 느끼고 간직하며 건강하게 보냈겠구나.
나쁠 것도 못날 것도 없는 그냥 내게 주어진 하루의 24시간 속 삶 그 자체일 것이다. 알면 알수록 평가하기가 어려워진다.
경험하지 않고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것 같기도 하니 어떤 불행과 그 순간의 감정을 담은 이야기를 만나면 섣불리 공감한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온라인카지노 속 이야기들도 워낙 절절한 사연들이 많다. 이제 배부른 소리 사소한 걱정 꺼내는 것도 그만해야지 싶을 때마저 있을 정도다.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하지 않아도 공감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마주하기만 해도 내 마음도 어느새 같이 울고, 쪼그라들고, 웃다가 펴지고 또 이내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런 글 꺼내줘서 고맙다는 짧은 댓글 몇 줄도 참 쉽게 올리기 힘들다. 그럼에도 글을 써 주는 분들이 고맙다.
뭘 몰라야 흑백논리도 가능한 법, 참 더디지만 그래도 하나씩 알아가는 게 많은 요즘이다. 배울 게 많구나.
꽤 당당하고 힘찬 꽃길을 걷는 발걸음이 아니어도 돌아가기 일쑤에 비틀거리며 걷는 내 여정은 가끔이라도 써 볼 의미는 있다고 본다. 더디게 한 참이나 걸려 성장하는 나, 조금이라도 넓고 깊어지는 내 마음 너비와 깊이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잘 하는 것도 그렇게 못하는 것도 없지만 꾸준히 하려고 애쓰고, 대단히 나쁠 일도 엄청 기쁜 일들도 없으나 여전히 즐거운 취향을 발견하느라 오늘을 바쁘게 산다. 그리 부지런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열정으로 이쪽 저쪽내 가볍지 않은 몸과 함께 움직여 본다.
시선을 이리 저리 돌려가며 안 보인다고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알아간다. 참 우물을 너무 좁게 파고 사는구나. 내 우물 속도 나름 보글보글 부글부글하지만, 다른 곳은 화산이 마구 폭발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무겁다.
그래도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소소한 것이라도 당장 하자. 작아도 동참하자. 기부든, 댓글로 전하는 작은 마음이든, 큰 도움은 안 될 진심담은 위로든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