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을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온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한국의 무더위에 힘들어하시던
아버님이 영국으로 피서(避暑)하시러 오신다.
다행히 이곳은 한국처럼 불볕더위가 없어
여름 한철 보내시기 좋을 거 같아
한 달 일정으로 오시지만,
연로하신지라 장거리 비행이 걱정되기도 했다.
그리움과 걱정이 뒤섞인 채 공항으로 마중을 나섰다.
도착장 게이트가 열릴 때마다
익숙한 얼굴을 찾느라 목을 삐죽 내밀고는
마음도 눈동자도 분주하다.
.
왜 안 나오시지?
비행기는 진즉 도착해
나오실 시간은 훨씬 지났는데,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초조한 마음으로 전화기만 만지작 거린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났다.
한국인들이 무리 지어 나온다.
그 속에서 또 익숙한 얼굴을 찾는다.
그리웠던 이와의 만남
짧거나 긴 포옹으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
모모는 저만치 나오는 백발의 노신사(백인)를
보고 '아버지 나오신다.'라고 난리다.
얼마나 그리웠으면 백발은 다 아비지로 보일까?
그의 그리움이 내게로 전이된다.
.
.
나도 백발의 엄마가 너무나 보고 싶다.
.
.
.
아! 아버지다.
아버지!!!
.
ㆍ
ㆍ
우리를 발견하신
아버지 눈가가 붉어지신다.
↓ 무더위에 지치신 모든 분들 대서양의 시원한 바닷바람 보내드립니다.